방송중계권 특혜 시비…KLPGT 공동대표 마찰내부선 “부회장 두명의 힘겨루기 때문” 관측도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가 회장 사퇴에 이어 내홍까지 겹치는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KLPGA는 22일 “선종구 회장(사진)이 전격 사퇴했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표면적으로는 ‘일신상의 이유’라고 했지만 내막에 대해선 사임한 회장과 협회 측의 입장이 다르다. 여기에 협회의 주요 요직을 두고 선수들 간의 힘겨루기까지 진행되면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고 있다.
○회장 사임의 배경은?
특정업체 특혜 시비는 1월23일 있었던 방송중계권 대행사 선정을 위한 PT에서 선수출신 이사 6명이 배제된 채, 사외이사 4명, 사내이사 4명, 사무국 간부 2명만 참석해 진행된 것이 문제가 됐다. KLPGA 베테랑 선수들은 “집행부가 일처리를 투명하게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협회가 특정업체를 밀어주기 위해 일부러 선수출신 이사를 제외시켰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가장 크게 부딪힌 부분은 KLPGT의 공동대표제다. 선수 이사회에서 회장과 선수출신 1명이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회장은 “그럴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 문제가 2010년에 나와서 공동대표제를 할 경우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사내이사 10명 등 임원들이 ‘회장님의 뜻에 따르겠다’고 해 회장직을 다시 수락했는데 이번에 다시 문제가 불거져 결국 사퇴로 이어졌다”고 선 회장 측은 설명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
회장 사퇴라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 데는 협회 내부의 보이지 않는 알력 이 원인이 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KLPGA 내부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파벌이 형성되어 있다. 부회장직을 맡고 있는 두 사람을 주축으로 파벌이 갈려있다.
○차기 회장은 누구?
현재까지 차기 회장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없다. 차기 회장에 대한 선임 문제도 쉽지 않다. 어찌됐든 회장이 회원들과의 다툼 끝에 물러난 것처럼 보여 다음 회장 취임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KLPGA 한 관계자는 “선수출신 회장에 대한 의견도 내부에서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이번 기회에 선수 출신이 회장으로 취임해 일선으로 나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일본여자골프협회가 2월 말 선수 출신 고바야시 히로미를 회장으로 선출하면서 KLPGA에도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