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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감독서 전자랜드 자매회사 ‘고려용접봉’ 중국사장으로 제2인생

입력 | 2011-02-08 03:00:00

매출 280억 CEO 최희암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년 넘게 감독으로 불리던 그의 명함에는 낯선 직함이 찍혀 있다. 최희암 고려용접봉 중국법인 동사장(董社長·대표이사를 뜻하는 중국말·사진). “이젠 사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묻자 “아직 감독이 더 익숙하다”며 손사래를 친다.

연세대와 프로농구 모비스, 전자랜드에서 사령탑으로 이름을 날린 최 사장은 2009년 11월 중국 다롄으로 건너가 현지 사장으로 취임했다. 전자랜드의 자매회사인 고려용접봉 홍민철 회장의 권유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 용지 2만 평의 공장에서 114명의 직원과 일하며 생산, 영업, 대리점 관리 등을 총괄하다 설 연휴를 맞아 일시 귀국했다.

최 사장은 부임 후 회사 매출을 30%가량 늘려 지난해 280억 원에 이르게 하는 수완을 발휘했다. “중국에서 영업하려면 흔히 말하는 관시(關係·인적관계를 뜻하는 중국말)가 중요한데 농구 감독 경력이 큰 도움이 됐습니다. 대리점 사장들과 독한 백주를 하도 마셔 주량도 늘었어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었어도 수익구조가 점점 개선되고 있어요.”

선수 은퇴 후 1980년대 중반 현대건설 자재과 직원으로 이라크에서 근무했던 최 사장은 8일 출국에 앞서 바쁜 일정을 쪼개 연세대 감독 시절 제자였던 유도훈 감독이 이끄는 전자랜드의 경기를 지켜봤다. 그는 “전자랜드가 상위권을 달리는데 좋은 결과를 맺기 바란다. 그래야 늘 하위에 머무는 팀에도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애정을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