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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그때 이런 일이] ‘초록물고기’ 기분좋은 97년 설연휴 추억

입력 | 2011-02-07 07:00:00

1997년 설 연휴에 개봉돼 ‘샤인’ ‘월레스&그로밋’ ‘나이스 가이’ ‘제리 맥과이어’ 등 쟁쟁한 외화들과 경쟁해 흥행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창동 감독의 데뷔작 ‘초록물고기’. 스포츠동아DB


명절 연휴가 끝난 뒤 신문의 문화면 혹은 연예면에 실리는 주요 기사 가운데 하나가 영화 흥행에 관한 소식이다.

1997년 오늘, 설 연휴가 시작됐고 한국영화 ‘초록물고기’가 개봉했다. ‘초록물고기’는 ‘샤인’ ‘월레스&그로밋’ ‘나이스 가이’ ‘제리 맥과이어’ 등 쟁쟁한 외화들이 앞서 개봉해 극장가를 장악한 상황에서 관객과 만났다.

외화 ‘에비타’와 함께 개봉한 ‘초록물고기’는 설 연휴 사흘 동안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며 흥행에 성공했다.

‘초록물고기’는 서울 주변의 소도시를 배경으로 얼떨결에 그 속으로 스며든 청년 막동이(한석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막동이는 이 곳을 장악하려는 조직의 보스(문성근)와 그 정부인 밤무대 여가수(심혜진)와 함께 회색빛 도시의 음울한 욕망을 그려나갔다.

‘초록물고기’는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된 작가 출신 이창동 감독이 43세의 늦은 나이에 연출 데뷔한 작품.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의 각본을 쓰고 ‘그 섬에 가고 싶다’에서는 각본뿐 아니라 조감독으로 활약하며 충무로에 나온 이 감독은 ‘초록물고기’로 한국 리얼리즘 영화의 계보를 새롭게 이어갔다.

또한 1995년 ‘닥터봉’, 1996년 ‘은행나무침대’ 이어 한석규가 세 번째로 선택한 영화였다. 이를 통해 한석규는 시나리오에 관한 한 누구보다 엄격한 자신만의 잣대로 ‘흥행보증수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여주인공 심혜진 역시 가장 활발히 활동하던 때, 무르익은 연기력으로 최전성기를 맞은 작품이기도 했다. 심혜진은 이 영화로 한석규와 함께 그해 대종상 남여주연상을 거머쥐며 영광을 함께 했다.

이창동 감독의 연출력과 한석규, 문성근, 심혜진 등 배우들의 열연으로 ‘초록물고기’는 밴쿠버 국제영화제에 초청 상영돼 아시아 태평양 지역 신인감독 영화 가운데 최우수상격인 용호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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