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닥재는 이탈리아산 비안코 대리석을 레이저 커팅한 것입니다. 거실 장식장은 이탈리아 장인이 제작한 ‘몰테니&C’, 주방 가구는 나무와 돌 등 자연소재만을 사용하는 ‘미노티 쿠치네’를….” 한화건설의 주상복합아파트 ‘갤러리아포레’의 본보기집 내부는 전 세계 명품 가구, 가전의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에 45층짜리 두 개 동 규모로 세워지는 전용면적 167∼271m²의 이 아파트는 올 6월 입주 예정이다. 서울 종로구 평창동의 타운하우스인 쌍용건설 ‘오보에힐스’의 일부 가구에는 3인용 엘리베이터가 집 안에 설치돼 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2층까지 이어진 내부 구조에 맞춰 이동 편의성을 고려한 것이다. 발걸음 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사뿐한 느낌의 계단 매트는 일본에서 수입한 천연섬유 ‘사이잘’ 재질이다. 》
쌍용건설의 고급 타운하우스 ‘오보에힐스’. 일부 세대의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주택 내부에는 이동 편의성을 고려해 3인용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다. 사진 제공 쌍용건설
최근 분양되는 서울 시내 고급 주택들은 30억 원대 이상의 ‘초고가’인 것이 특징. 고급 주택 분양업체인 건축미학 최원철 대표는 “30억 원은 ‘일반 부자’들은 부담스러워하는 가격이다. ‘슈퍼리치(Super Rich·초고소득층)’들을 겨냥한 고급 주택 트렌드는 소형 주택 붐과 함께 부동산 양극화를 형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 초대형 아파트에 방은 3개뿐
대신 안방은 중소형 아파트 전체 규모에 맞먹을 정도로 넓다. 242m²형의 안방에는 액세서리와 가방까지 따로 진열할 수 있는 대형 드레스룸이 남편과 아내용으로 각각 설치돼 있다.
전용면적 271∼330m²의 18가구로 구성된 ‘오보에힐스’ 역시 방이 3개다. 미닫이문을 닫으면 별도의 방처럼 쓸 수 있는 공간이 2개 더 있지만 대부분 서재 등으로 활용된다. LIG건설이 서울 성북구 성북동에 분양 중인 ‘게이트힐즈’ 역시 지하 1층, 지상 2층인 전용 343∼455m² 공간에 방을 3개만 배치했다.
○ ‘1세대’에서 아쉬웠던 참살이 강화
한화건설 ‘갤러리아포레’의 거실. 이 아파트 171㎡는 방 3개, 242㎡는 방 4개에 불과하다. 입주민의 90%이상이 자녀를 분가시키거나 해외에 유학 보낸 2인 가족이기 때문이다. 사진 제공 한화건설
○ 에르메스 마케팅 도입
지금까지 고급 주택 마케팅은 노출을 꺼리는 부자들의 특성상 일대일로 진행됐다. 그러나 최근 이런 경향이 바뀌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남더힐’의 고급 임대아파트들이 고가임에도 최고 5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 광고, 홍보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고급 주택들도 광고를 늘리는 등 과거와 다른 마케팅을 펼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부자학연구학회 회장인 한동철 서울여대 교수(경영학)는 “타워팰리스에 산다는 것이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경험한 부자들은 자신의 거주지가 명품 브랜드처럼 널리 알려지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