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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 논설위원의 추천! 이번주의 책]디퍼런트 外

입력 | 2011-01-22 03:00:00

‘모방식 경쟁’넘어 혼자만의 길 걸으라




애플의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는 혁신의 대가다. 그가 주도하는 애플의 혁신에는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는 모토가 깔려 있다. 저자는 ‘넘버 원’을 넘어 ‘온리 원(Only One)’이 되기 위해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애플의 최고경영자인 스티브 잡스가 병가를 낸 사실이 알려지자 애플 주가가 요동쳤다. 잡스가 없는 애플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반영된 것이다. 아이팟 아이폰에 이어 아이패드의 성공을 주도한 잡스다. 그가 없는 애플의 경영과 미래는 어떻게 될까. 잡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절대적이었기 때문에 애플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애플의 기업문화가 이미 바뀌어 잡스가 없어도 잘 해나갈 것으로 낙관한다.

애플의 성공비결은 무엇일까. 보는 시각에 따라 여러 요인을 지적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는 애플의 모토를 빼놓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창의적으로 남과 다르게 생각하고 행동하지 않았다면 아이폰 아이패드 같은 신제품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 많은 기업들이 다른 기업과 다르게 생각하고 움직이려고 애쓴다. 때로는 엄청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필경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다. 그러나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옛날보다 훨씬 많은 종류의 제품이 나왔지만 차별화된 제품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책은 제목이 말해주듯이 어떻게 하면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 논하고 있다.

왜 다르게 생각하고 차별화하는 것이 어려울까. 저자는 모든 산업과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점점 똑같아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기업들은 제품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종류를 늘려 남들과 다른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결국 경쟁자들과 같아진다는 것이다. 동일한 상품군에서 브랜드와 제품의 수가 늘어날수록 제품 간 차이는 좁혀지고 나중에는 구별하기조차 힘들게 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오늘날 기업은 점점 ‘차별화의 대가(大家)’가 아니라 ‘모방의 대가’가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한다.

이런 기업의 행태에 대한 저자의 비판은 신랄하다. “기업들이 평준화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아주 조금씩 그런 유혹에 넘어가다 보면 어느덧 남들과 똑같아진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저자는 “스타벅스는 아침 식사 메뉴를 개발하고 있고, 맥도널드는 매장 안에 커피바를 만들고 있다”며 하향평준화라고 지적한다. 나아가 차별화하지도 못한 기업들이 스스로 차별화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비판한다.

그렇다면 저자가 제시하는 해법은 무엇일까. “차별화는 전술이 아니다. 일회적인 광고 캠페인도 아니다. … 진정한 차별화란 말하자면 새로운 생각의 틀이다.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태도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인정하는 태도다.” 고정관념을 파괴하고 혼자만의 길을 걸으라는 주문이다. 어쩌면 저자의 주문은 기업뿐만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누구에게나 해당될지도 모른다.

금융위기 이후 풍요의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기업이건 개인이건 더욱 신중하고 조심스러워졌다. 자신 있게 자신만의 길을 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경쟁한다면서 모방하는 일이 더 많아지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영규 논설위원 parkyk@donga.com
■ 단순한 생활이 아이디어 만든다
더 단순하게 살아라
로타르 J 자이베르트 지음·백종유 옮김
416쪽·1만5000원·좋은생각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직장인들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 한국의 직장인들은 76%가 ‘항상 바쁘다’고 답했다. 과거 한때 일주일에 단 하루도 쉬지 못하고 24시간 대기하던 사람은 하인과 노예뿐이었다. 하지만 오늘날은 모두들 휴대용 통신기기 앞에서 대기 중이다.

저자는 시간에 쫓기지 않는 방법으로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최대한 단순하게 살라는 것이다. 무작정 업무를 줄이라는 게 아니다. 양 대신 질을 추구하라는 얘기다. 저자는 △업무를 적게 맡은 사람은 핵심 과제에 더 집중할 수 있고 △계획을 작게 세우는 사람이 계획을 더 철저하게 실천에 옮기며 △만남이 적은 사람은 만나는 상대방을 더 소중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생활을 단순하게 하면 여유가 생긴다. 여유 있는 사람에게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즐기는 눈이 생긴다. 저자는 “그런 사람의 생각은 일에만 머물지 않고 경계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에게는 아이디어가 넘치게 된다”고 강조한다.

금동근 기자 gold@donga.com
■ 포용력 기르는 9가지 비법
나는 왜 사라지고 있을까
정현천 지음
336쪽·1만5000원·리더스북


1억6000만 년 동안 지구를 지배해온 공룡, 중국을 최초로 통일한 진나라, 얼음의 땅 그린란드에서 번성한 바이킹….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지금은 모두 사라졌다는 것이고, 그 원인으로는 ‘포용력의 부족’이 꼽힌다는 점이다.

이 책은 진화생물학, 역사학, 경영학 등에서 얻은 지식에 기초해 이 시대 생존 전략으로 포용을 내세운다. 앞서 언급한 사례와 반대로 곤충과 동물의 도움을 받아 번식한 속씨식물, 이민족에게 동일한 시민 자격을 주고 거대제국의 번영을 누린 로마제국, 시대 변화를 읽으며 혁신기업으로 성장한 P&G에는 남다른 포용력이 있었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의견을 경청하고 다른 문화의 가치를 존중하는 것. 내가 갖지 못한 타인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 등 포용력을 기르기 위한 방법 9가지를 소개했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사례를 들어 더 크게 성장하고 번영하고 생존할 수 있는 기반은 적극적인 행위가 포함된 포용이라고 강조한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