晏子는 천자의 巡狩(순수)나 제후의 述職(술직)이 모두 政事의 일환이었고 천자와 제후는 봄의 경작과 가을의 수확을 살펴서 백성을 도와주었으므로 하나라 백성은 천자의 한 번 유람하고 한 번 즐김을 진정으로 기뻐하기까지 했다고 환기시켰다. 그리고 당시의 힘 있는 제후들은 선왕의 명을 거역하고 백성을 학대해서 술 마시고 음식 먹기를 마치 물 흐르듯이 하여 流連(유련)하고 荒亡(황망)해서 제후의 근심거리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晏子는 流連의 즐거움과 荒亡의 행실이 얼마나 부당한 것인지 깨우치기 위해 그 각각의 말을 정의하듯이 말을 했다. ‘從流下而忘反, 謂之流’는 ‘A 謂之 a’의 짜임으로, 정의항을 앞에 두고 피정의항(개념)을 뒤에 두어 정의하는 방식이다. 앞서 나온 ‘天子適諸侯曰巡狩’도 정의항을 앞에 두고 피정의항을 뒤에 두되, ‘A 曰 a’의 형태를 취했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