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 창업 시장은 한마디로 조용했다. 각종 경제 지표들은 다소 살아났지만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어 창업 시장도 좀처럼 활기를 찾지 못했다. 창업 시장의 전반적인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의 요구를 충실히 반영한 일부 아이템은 성장세를 보였다. 삶의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커피전문점이 폭발적으로 늘었고, 저렴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을 위한 국수나 도시락전문점도 인기를 끌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자전거나 워킹슈즈 판매점의 창업 바람을 일으켰다. 》
○ 커피전문점, 국수전문점이 떴다
왼쪽부터 카페베네, 닐리리맘보, 에코미스트.
창업자들이 커피전문점을 선호하는 이유는 사계절 수요가 꾸준해 안정적 운영이 가능한 데다 이미지가 깨끗하기 때문이다. 토종 커피 브랜드들이 성장하면서 창업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는 점도 창업 수요를 뒷받침했다. 토종 브랜드 가운데 ‘카페베네’는 메뉴와 인테리어 등에서 새로운 콘셉트를 적용한 것이 호응을 얻으며 450여 개 가맹점을 개설하는 등 커피전문점 창업 열기를 주도했다. ‘엔제리너스’ ‘할리스’ ‘탐앤탐스’ 같은 토종 브랜드들도 커피전문점 창업 붐에 일조했다.
주점 시장에서도 비교적 창업비용이 저렴한 치킨호프 업종이 인기를 끌었다. 참숯바비큐치킨호프인 ‘훌랄라’의 경우 월평균 15∼20개의 가맹 계약이 체결됐다.
건강 열풍에 따라 여가, 레저 아이템도 인기를 끌었다.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거나 레저스포츠로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늘면서 자전거 판매점이 많이 생겼고, 걷기 열풍으로 워킹슈즈 판매점도 늘었다. 여성 전용 헬스클럽이나 집 근처에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스크린골프방도 많이 생겼다. 주거 환경을 개선해 주는 실내환경 관리 사업도 무점포, 소자본 창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았다.
○ 시니어 창업, 복합 매장이 뜬다
왼쪽부터 자바시티, 카페띠아모, 치킨매니아.
점포를 직접 운영하지 않고 일정 금액을 점포에 투자해 수익을 얻어가는 투자형 창업도 늘고 있다. 기술과 자금이 합쳐져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재테크 수단이 될 수 있다. 커피전문점 ‘자바시티’가 이 같은 위탁경영 창업 방식을 취하고 있다.
소비 회복세가 더딘 발걸음을 보이면서 컨버전스 점포나 원스톱 매장 등과 같이 수익 구조를 다각화하는 복합매장의 인기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 점포 내에서 다양한 수요를 창출해 점포 가동률을 높이는 것이다. 업종과 무관하게 카페형 점포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치킨이나 족발처럼 카페와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점포들도 속속 카페형으로 변신하고 있다. 유럽풍 카페 분위기의 치킨호프전문점인 ‘치킨매니아’, 퓨전 족발을 선보이는 ‘토시래’ 등이 대표적이다.
내년에 급격한 경기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창업 시장에 과도한 기대를 거는 것은 금물이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예비 창업자들은 변화하는 시장 흐름을 미리 읽고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는 업종을 골라내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초보 창업자는 무엇보다 안정성에 주안점을 둔 창업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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