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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연평도 포격 도발]기업들 “체력 강해져… 북한發 악재 이겨낼것”

입력 | 2010-11-25 03:00:00

전경련 등 경제단체들 “6·25이후 최대 무력도발… 국제공조로 응징해야”




북한의 충격적인 도발 소식에도 국내 기업들은 침착했다. 재계는 연평도 포격 소식이 알려진 직후에는 잠시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것 아니냐’며 술렁였지만 빠르게 냉정을 되찾고 기민하게 대응했다.

기업들은 23일 포격 소식이 금융시장이 마감된 이후에 알려졌기 때문에 하루 뒤인 24일 시장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그러나 대폭락 가능성이 점쳐졌던 주가가 굳건하게 버티고, 개장 초반 급등했던 환율도 이내 진정되는 국면을 보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천안함 사건 당시에도 환율과 주가가 요동쳤지만 금세 회복됐다. 이번 사태 역시 시장이 빠르게 안정 국면을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재계는 한국 기업의 생태계가 북한발(發) 악재를 단기간에 극복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해졌다고 진단했다. 또 평소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이미 시장 평가에 반영돼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단발성 악재에 산업계가 쉽게 흔들리지 않게 됐다고 보고 있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대기업들은 정유 등 일부 계열사의 경우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업 전반적으로는 큰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대기업 임원은 “아직까지는 우리 기업이나 우리 경제계가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지 예단하기 어렵지만 안정적인 코스피만 봐도 힘을 얻을 수 있는 분위기”라며 “특히 외국인의 주식 매도가 적다는 것은 한국 기업에 대한 국제 신뢰를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경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번 공격은 해안이 아니라 땅에 쏜 것이고 민간에까지 공격을 감행해 천안함 사건 등 과거 위험 요소에 비해 상황이 심각한 것은 분명하다”면서도 “이미 북한 리스크가 상당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포격 공격이 일회성에 그친다면 국가신용도까지 문제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 문제에 대한 학습효과로 시장이 자체적인 충격 완화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외환 시장 개장 초반에 환율이 급등하자 수출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나선 것. 은행권에 따르면 개장 초반 1170원대로 치솟았던 원-달러 환율은 수출 기업들의 달러화 매물이 쏟아지면서 1150원대로 떨어졌다.

SK 관계자는 “유럽 등 해외 시장에서도 사업 파트너나 지사들이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북한발 단기 악재로 인한 악영향이 상당히 완화됐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계는 이번 사태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비즈니스 서밋의 성과로 상승 기조를 타던 재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지 않을까 우려했다. 이 때문에 정부가 단호하게 대처하면서 국지전으로 확대돼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을 막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전국경제인연합 등 경제단체들은 ‘종전 이후 최대의 무력 도발’, ‘경악과 분노’ 등의 용어를 쓰며 북한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국제사회가 북한에 대한 응징에 공조해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