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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카페]중국서 더 비싸게 팔리는 한국제품들의 역발상

입력 | 2010-11-22 03:00:00


중국 유학을 마치고 최근 한국에 돌아온 송모 씨(33)는 슈퍼마켓에서 파는 ‘오리온 초코파이’ 가격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중국에서 한 상자(12개 들이)에 13위안(약 2210원)에 팔리는 이 제품이 국내에선 1800원에 팔리고 있었기 때문이죠. 송 씨는 “같은 상품이면 중국이 더 싸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격을 비교해 봤더니 중국에서 더 비싸게 팔리는 상품이 한둘이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상품은 초코파이뿐만이 아닙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락앤락이 만든 보온보냉병 ‘그립머그’는 중국 판매가(개당 2만5000원)가 국내 판매가(개당 1만4000원)보다 배 가까이 높습니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더니, 국내에선 중저가로 분류되는 패션브랜드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판매가가 국내보다 40% 이상 높고 국내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 역시 국내에서 판매되는 같은 용량의 제품보다 평균 2.5∼2.8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국내의 중저가 브랜드가 중국에선 중고가 브랜드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죠.

같은 제품인데도 중국에서 더 비싸게 팔려 해당 기업에 막대한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브랜드의 성공 배경에는 이들 기업이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역발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락앤락은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다국적기업 밀집 구역에 직영점을 내는 등 중국 진출 초기부터 ‘하이엔드 구매층’을 타깃으로 삼았고, 베이직하우스 역시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전시장인 상하이의 스마오(世茂), 바이성(百盛) 백화점 등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구매력이 높은 현지인들의 지갑을 열었습니다. 모두 중국을 저임금 매력뿐인 생산기지 정도로 생각했다면 결코 구사하기 힘든 과감한 프리미엄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사례들입니다.

미국과 함께 ‘G2’로 불릴 정도로 세계 경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위상이 높아지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차이나 드림’을 좇아 중국행을 준비하는 국내 기업이 많습니다. 이들이 그리는 차이나 드림의 청사진 속에 부디 ‘세계의 공장’에서 ‘세계의 시장’으로, 특히 고부가 제품의 거대 소비시장으로 변모하는 중국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들어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우정열 산업부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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