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품은 초코파이뿐만이 아닙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락앤락이 만든 보온보냉병 ‘그립머그’는 중국 판매가(개당 2만5000원)가 국내 판매가(개당 1만4000원)보다 배 가까이 높습니다. 기자가 중국 상하이에 진출한 국내 기업 관계자를 통해 확인했더니, 국내에선 중저가로 분류되는 패션브랜드 ‘베이직하우스’는 중국 판매가가 국내보다 40% 이상 높고 국내 화장품 브랜드 ‘스킨푸드’ 역시 국내에서 판매되는 같은 용량의 제품보다 평균 2.5∼2.8배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었습니다. 국내의 중저가 브랜드가 중국에선 중고가 브랜드 대접을 받고 있는 셈이죠.
같은 제품인데도 중국에서 더 비싸게 팔려 해당 기업에 막대한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 브랜드의 성공 배경에는 이들 기업이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역발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락앤락은 상하이 같은 대도시의 다국적기업 밀집 구역에 직영점을 내는 등 중국 진출 초기부터 ‘하이엔드 구매층’을 타깃으로 삼았고, 베이직하우스 역시 세계 유명 브랜드의 전시장인 상하이의 스마오(世茂), 바이성(百盛) 백화점 등 고급 백화점에 입점하는 프리미엄 전략으로 구매력이 높은 현지인들의 지갑을 열었습니다. 모두 중국을 저임금 매력뿐인 생산기지 정도로 생각했다면 결코 구사하기 힘든 과감한 프리미엄 마케팅이 성공을 거둔 사례들입니다.
우정열 산업부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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