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노르웨이 출신 ‘슈퍼 서브’ 올레 군나르 숄샤르(37)가 팀을 떠났다. “그대는 떠났어도, 우리 가슴은 영원히 기억할 것”이란 BBC스포츠 온라인 포럼에 남긴 한 축구 팬의 글귀는 전설에 대한 추억을 새삼 되새기게끔 한다.
● 찬스를 놓치지 않는 승부사
‘Your my solskjaer, my ole solskjaer, you make me happy when sky is grey’ (당신은 나의 솔샤르, 나의 올레 솔샤르, 당신은 하늘이 우중충할 때 나를 행복하게 해주네요).
1939년 지미 데스가 부른 ‘You are my sunshine’를 개사한 응원가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올드 트래포드 인근 펍에서나 경기장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혹은 시가지 전차 안에서 자주 불리는 응원가 중 하나다.
응원가 가사처럼, 솔샤르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 교체 멤버로 투입되어 결정적인 골로 맨유를 자주 승리로 이끌어왔다.
특히 1999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1-1 동점 상황에서 종료 직전 터진 솔샤르의 결승골은 지금도 회자되는 최고의 명장면이다. 그해 맨유는 리그, 컵 대회, 챔스리그 까지 우승하며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그 중심에는 솔샤르가 있었다.
맨유 팬들은 여전히 그를 행운의 사나이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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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샤르와 인터뷰를 하면 긍정적인 면과 멈추지 않는 웃음 때문에 덩달아 즐거워진다”고 노르웨이 출신 닐라스 존센 기자가 말했다.
솔샤르는 철저한 맨유맨이다. 1996년 이적한 뒤 14년의 시간을 묵묵히 팀과 함께 했고, 선수로서 366경기에 나서 126골을 터뜨렸다.
이후 2008년부터 리저브 팀의 감독을 맡아 꾸준한 성적을 만들고, 능력 있는 유망주들을 발굴해 내고 있다. 천정 팀 몰데의 감독직 제안을 두 번이나 뿌리치고 맨유와 인연을 유지했었던 것도 맨유 팬들에게 충성심 높은 레전드로 비쳐진 계기가 됐다. 이젠 팬들뿐 아니라 영국 내 언론과 축구 전문가들까지도 숄샤르가 퍼거슨의 후계자가 될 가능성을 높이 본다.
실제로 퍼거슨 감독이 사령탑을 준비하던 솔샤르를 위한 멘토였다는 사실은 퍼거슨의 은퇴 이후 맨유 구단 경영진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맨유맨들은 사랑스러운 모습과 미소를 머금은 숄샤르를 미워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12일 맨체스터 지역지 맨체스터이브닝뉴스는 한 면을 할애해 솔샤르 특집 기사를 낸다고 한다.
그 만큼, 맨체스터에 미치는 그의 존재가 크다는 것이다.
존센 기자는 “숄샤르가 자신이 가진 장점을 모아 모국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낼 것이라 확신한다”고 성공을 확신했다.
맨유의 레전드이지만 한편으로 솔샤르는 노르웨이 축구의 자산이다.
“나는 항상 노르웨이로 돌아가 제대로 된 감독으로서 경력을 시작하겠다고 말해왔다”며 그는 언론에게 또 한 번 자신의 의지를 확인시켰다.
몰데FC 수장으로서, 새 출발을 하는 솔샤르에게 아쉬움 보다 축복의 환희가 가득하길 희망한다.
맨체스터(영국)|박영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