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태훈에게 진 빚 金으로 갚을 것”, “기대도 안했는데 기회… 최선 다해 우승”
■ 윤석민-임태훈의 필승 다짐 이유
“이번엔 태훈이도 함께.” 2년 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대표팀에서 중도 하차한 임태훈(왼쪽) 대신 태극마크를 달았던 윤석민. 둘은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반드시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겠다는 각오다. 지난달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동료들의 훈련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두 선수. 동아일보 자료 사진
임태훈은 아쉬운 내색을 하지 않았다. “원래 내 자리가 아니었다”라며 담담해했지만 당시 대표팀 사령탑을 맡았던 두산 김경문 감독은 “베이징에서 돌아온 뒤 한동안 임태훈의 눈을 마주 보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미안했지만 최고의 전력을 구성하는 게 먼저였다”라고 회고했다.
11일 대표팀 첫 훈련이 열린 광저우 아오티 야구장. 훈련을 마친 윤석민에게 임태훈 얘기를 꺼내자 얼굴이 환해진다.
“제가 진 빚을 꼭 갚아주고 싶어요. 태훈이를 위해서라도 죽을힘을 다해 던질 겁니다.”
임태훈은 이날 투수 중 가장 늦게까지 공을 던졌다. 이틀 전 집에서 잠을 잘못 자 목이 약간 아프지만 컨디션은 좋다고 했다.
“솔직히 이번에도 제 자리가 아닌 것 같아요. 기대조차 안했는데 기회가 왔네요. 포스트시즌처럼만 던지면 좋을 텐데, 잘 모르겠어요. 아직 나이가 어려 병역 문제는 심각하게 생각해본 적 없지만 최선을 다해 꼭 우승하고 싶어요.”
광저우=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