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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9월에 ‘폭탄소포’ 운송실험 했다”

입력 | 2010-11-03 03:00:00

前 대원이 테러 계획 제보… 적발소포엔 고성능폭약 700g




지난 주말 적발된 예멘발 ‘폭탄 소포’ 테러 기도를 앞두고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사전에 모의실험까지 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ABC와 BBC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올 9월 예멘에서 시카고로 운송되는 한 화물이 알카에다 조직과 연관돼 있음을 간파하고 이 화물을 수색했지만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국 조사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때 발송된 화물은 알카에다의 ‘모의실험(dry run)’이었을 확률이 높다”며 “화물을 해외로 운송하면 목적지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화물기가 언제쯤 어느 도시 상공을 지나는지 미리 파악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때부터 아라비아반도 알카에다(AQAP)에 대한 경계 태세를 한층 높이고 시카고행 화물을 집중 감시하기 시작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모의실험’ 외에 서방당국이 이번 테러의 징후를 눈치 챌 수 있었던 이유는 또 있었다. 예멘의 보안당국은 이날 알카에다가 폭탄 소포를 이용해 테러를 계획하고 있다는 정보를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에 투항한 알카에다 대원인 자비르 알파이피가 발설했다고 밝혔다.

2001년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에게 체포돼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된 알파이피는 석방 후 다시 예멘 알카에다에 합류했지만 최근 사우디에 투항했다. 사우디 당국은 이번 사건의 사전 정보를 최초로 입수해 미국과 영국 등에 긴급 전파함으로써 테러 기도를 저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한편 이번에 시카고로 발송된 폭탄 소포에는 상당 분량의 폭발물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독일 정부의 한 당국자는 소포 2개에서 고성능 폭약인 ‘펜타에리트리톨 테트라니트레이트(PETN)’가 각각 300g과 400g 들어 있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성탄절 디트로이트발 항공기 테러 기도 당시 발견된 80g보다 4∼5배나 많은 양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