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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박영균]M·I·C·E 산업

입력 | 2010-11-01 03:00:00


도시국가에 가까운 싱가포르는 올해 두 곳에 초대형 복합리조트를 개장했다. 말레이시아 기업이 투자한 센토사 섬 리조트에는 카지노와 호텔 13개, 골프장 2개가 들어섰다. 미국 샌즈그룹이 55억 달러(약 6조 원)를 투자한 마리나베이 샌즈 카지노도 비슷한 규모로 직원이 7000명 이상이다. 두 리조트 개장 이후 국제회의 개최가 늘고 중국인 관광객도 몰려왔다. 덕분에 제조업 경기까지 활황을 보여 싱가포르의 올 2분기 성장률은 35년 만에 가장 높은 19.3%를 기록했다. ‘국책 리조트’ 건설을 추진했던 2005년 무렵 침체했던 싱가포르 경제가 살아난 것이다.

▷싱가포르보다 투자가 앞섰던 마카오는 이미 2006년 미국 라스베이거스를 제치고 세계 최대의 카지노 매출을 기록했다. 마카오와 싱가포르의 성공을 부러워하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도 리조트 및 카지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대만은 작년에 카지노를 합법화했고 필리핀과 일본 태국 등도 기회를 노리고 있다.

▷카지노 리조트에는 도박꾼만 모이는 게 아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적인 전자전시회가 열리는 것처럼 국제회의가 열리고 기업인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게임시설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전시시설과 골프장 카지노 같은 휴양 레저 오락 시설을 두루 갖춘 곳이 인기다. 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컨벤션(Convention) 전시(Exhibition)를 묶은 이른바 M·I·C·E 산업으로 승부를 걸려면 복합 리조트가 필수다.

▷열흘 앞으로 다가온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개최의 경제적 효과를 무역협회는 31조 원, 삼성경제연구소는 21조∼24조 원으로 예측했다. 무역협회는 G20 정상회의 개최로 장차 2015년에는 국제회의 방문객 100만 명에 국제회의 산업 매출이 600억 달러(약 66조 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 같은 장밋빛 전망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국민이 많아 보인다. 국제회의의 수익성 분석도 냉정히 할 필요가 있다. 효과를 부풀리면 과잉중복 투자의 우려도 커진다. 세계적으로 오락 휴양 시설은 없이 전시회의 시설에만 투자해 놓고 적자를 내는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이번 기회에 싱가포르 마카오를 누를 국제회의산업 전략을 재구축해 보면 어떨까.

박영균 논설위원 parky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