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태광 비자금 관리처 지목… 우리銀은 부당대출 의혹
해당 은행들은 압수수색으로 검찰에 건네진 자료에서 비자금과 관련한 어떤 증거가 나오더라도 은행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지만 은행이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고 있는 데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태광그룹의 금융계열사들 역시 검찰의 수사가 본격화하면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특히 태광그룹 금융계열사의 수장 격인 흥국생명은 이 회장의 비자금 관리처로 지목되고 있는 데다 계열사 부당지원에 고객의 보험금을 사용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상황이다.
흥국화재(옛 쌍용화재) 역시 2006년 태광산업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의 특혜 의혹이 불거진 것은 물론이고 매년 불어나는 적자에도 이 회장 일가가 강원도에 건설하고 있는 골프장에 312억 원을 지원한 것으로 드러나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고 있다. C&그룹에 대한 부당대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우리은행도 검찰의 수사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은 우리은행이 실무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C&그룹에 수백억 원의 대출을 내준 것으로 보고 C&그룹과 우리은행 간의 유착 의혹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실제 C&그룹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기 불과 두 달 전인 2008년 10월 현재 C&그룹의 1조3052억 원의 대출 가운데 우리은행이 내준 대출은 17%인 2247억 원에 이른다. 특히 C&그룹은 2007년 당시 박해춘 우리은행장의 동생을 자금난을 겪던 C&중공업 사장으로 발탁한 것을 놓고 우리은행에서 대출을 쉽게 받기 위한 것이 아니었느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