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으로 세상과 소통… 첫 도전 성공”장애인재활협 동료들과 가을비 속 ‘감동의 질주’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 4.2km에 출전해 44분 만에 완주한 뒤 환하게 웃고 있는 뇌병변 1급 장애 고준형 씨.베이징=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24일 열린 베이징 국제마라톤대회 마스터스 부문 4.2km에 출전해 44분 만에 완주한 뇌병변 1급 장애 고준형 씨(29)에게 마라톤은 자신을 극복하는 도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장이다. 선천적인 장애를 타고난 고 씨는 운동을 통해 새 삶을 찾았다. 3년 전 우연한 기회에 국토대장정을 다녀온 뒤 삶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 내성적인 성격은 적극적으로 바뀌었다.
세상을 향한 새로운 도전도 시작했다. 6년 전 대구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장애인단체에서 일을 하던 그는 올해 대구사이버대 재활복지학과에 편입했다. 자신과 같이 장애를 극복하려는 사람들을 돕고 싶었다.
출발 전부터 쏟아진 비로 잘 정비되지 않은 도로는 물웅덩이로 가득했고 4만여 참가자들이 운집해 비장애인들도 달리기 힘겨운 레이스였다. 고 씨는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이 더 크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마라톤을 하면 정신이 맑아지고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게 된다. 항상 좋은 면을 보고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장애인재활협회는 이날 양팔이 없는 지체장애인 김황태 씨와 시각장애인 이철성 씨 등 13명의 장애인과 함께 빗속의 감동 질주를 벌여 관심을 끌었다.
베이징=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