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75경기·KS 3경기 등판
동료들 “숨은 MVP” 칭찬도삼성 정현욱은 한국시리즈 기간에 이런 고백을 한 적이 있다. “(정)우람이 보면 나도 놀란다. 유연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저렇게 던지고도 탈이 안 난다니 감탄밖에 안 든다.” ‘국민노예’라는 애칭을 들을 정도로 등판이 잦은 정현욱이 인정했으니 정우람(사진)의 연투능력은 가히 초인적이다.
이승호와 함께 SK 좌완 불펜의 양 축으로서 기능한 정규시즌, 75경기에 등판했다. LG 이상열에 이어 전체 2위였다. 그러나 이상열이 59.2이닝을 투구한데 비해 정우람은 102이닝을 던졌다. 65경기 이상 등판한 불펜투수 중 전체 1위 이닝소화다. 85경기에 등판한 2008년에 이어 2009년 62경기까지 3년 연속 60경기 등판이다.
한국시리즈에서도 4경기 중 3경기에 나섰다. 이런 그를 두고 김성근 감독이나 선수단은 언제나 “숨은 MVP는 정우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작 진짜 MVP는 늘 동료들 차지였으나 정우람은 “그저 그렇게 생각해주는 것만도 기분 좋다”고 성실하게 말했다.
사실 정우람은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위해 올 시즌 더욱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탈락했어도 그의 성실한 본분은 변하지 않았다. “나라고 왜 안 힘들겠나? 힘들어도 팀이 필요하면 던진다”는 정우람은 12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 김 감독에게 주례를 부탁할 예정이다. 대만, 일본 챔피언십에서도 정우람이 계속 던져야 될 이유다. 고무팔은 운명인 모양이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