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신형 F-15機 판매는 이란 봉쇄 포석”
미국은 20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에 600억 달러(67조 6500억 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미국의 무기 판매 중 사상 최대 규모다. 이번 판매 계획에 따라 사우디는 앞으로 F-15 전투기 84대를 미국에서 새로 구매하고 기존 F-15 70대는 현대화 작업을 받게 된다. 또 아파치 헬기(AH-64D) 70대와 블랙호크(UH-60) 헬기 72대, 리틀버드(AH-6i) 헬기 36대 등을 새로 구매하게 된다.
미 정부는 이날 군사무기의 사우디 판매 계획안을 의회에 공식적으로 전달했으며 의회의 승인을 받는 대로 이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의회에 전달된 무기 판매 계획서를 입수했다며 “합동정밀직격폭탄(JDAM) 1000개를 포함한 미사일 및 레이더 등 군사장비가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지하핵시설을 공격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를 장착한 신형 F-15 전투기를 판매키로 한 것은 이란을 봉쇄하기 위한 목적도 포함됐다”고 전했다.
앤드루 섀피로 국무부 정치군사담당 차관보는 이날 국무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對)사우디 무기 판매는 지역의 안보를 증진시키고 오랫동안 긴밀한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해 온 사우디의 방어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조치는 중동지역 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지 오로지 이란을 겨냥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대사우디 무기 판매가 이스라엘 안보에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친이스라엘 성향 의원들의 반대는 있겠지만 미국의 판매 계획은 무난히 의회의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