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온호 남극 깊숙이 접근, 시추기로 해양퇴적물 채집‘빙하 기포’로 과거대기 분석, 전인미답지역 탐사 큰 기대
기포가 들어간 얼음의 사진. 이 기포를 분석하면 과거 대기 상태를 알 수 있다.사진 제공 극지연구소
○ 아라온 타고, 남극으로 200km 이상 더 들어가 연구
극지연구소 고기구고해양연구팀 6명은 12월 10일경이면 한국의 첫 쇄빙선 ‘아라온’호를 타고 남극 안쪽으로 들어가 1주일간 해양퇴적물을 채집할 계획이다. 이번에 가는 곳은 외들 해 지역이다. 이곳은 떠다니는 빙하가 많아 그동안 러시아 내빙선 ‘유즈모르게올로기야’를 빌려 사용한 우리나라로서는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다.
아라온호에 실린 10m급 해양퇴적물 시추기로 채집한 퇴적물은 과거의 기후를 알려줄 열쇠다. 이 선임연구원은 “이번 탐사를 통해 지난번 빙하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기후변화 추이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지연구소는 앞으로 2∼3년 안에 30m급 해양퇴적물 시추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 2012년경 아라온호 타고 빙하 시추
지난해 개발한 200m급 빙하 시추기를 몽골 고산지대에 설치하고 있다.사진 제공 극지연구소
한국은 덴마크 미국 프랑스 등 세계 14개국이 공동 연구하는 ‘북극 그린란드 빙하시추 프로젝트(NEEM)’에 2007년부터 참여하고 있다. 내년에는 이탈리아와 동남극의 빅토리아 랜드에 70m 깊이 3곳과 500m 깊이 1곳을 시추한다. 두 프로젝트에서 모두 빙하 기포 속에 있는 미세입자를 분석하는 역할을 맡았다. 허 책임연구원은 “미세입자를 ppt(1ppt는 100만분의 1ppm) 수준으로 분석할 수 있는 곳은 전 세계에서 2∼3개 팀밖에 안 된다”며 “빙하연구 선진국이 되려면 빙하 시추기를 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이 갖고 있는 빙하 시추기는 200m급이다. 지난해 개발해 올해 6월 해발 4204m인 몽골 뭉흐하이르항 산에서 시추에 성공했다. 내년부터 2015년까지 8억 원을 들여 프랑스와 함께 500m급 빙하 시추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허 책임연구원은 “2012년경 아라온호에 200m급 빙하 시추기를 싣고 그동안 아무도 시추하지 않은 남극 서쪽에 있는 아문센 해역 인근 대륙을 시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