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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조이 EPL] 뜨는 블랙풀…지는 리버풀

입력 | 2010-10-07 07:00:00


블랙풀, 다이내믹 공격축구 인기 급증
리버풀, 부진에 재정·경영악화 벼랑끝

2010∼101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가 7라운드까지 소화한 가운데 각 클럽들의 명암이 확연히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첼시, 아스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은 ‘빅4’라 불리며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분류돼 왔다. 하지만 이젠 ‘빅3’로 바꿔도 될 듯 하다. 아니면 한 자리에 토트넘이나 맨체스터 시티를 넣으면 어떨까. 조금은 극단적이지만 당분간 리버풀의 존재는 잊어도 좋다는 얘기마저 나온다.

3일(한국시간)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승격 팀’ 블랙풀과 대결에서 1-2로 패한 리버풀은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러 있다. 여기에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리다 6일 미프로야구(MLB) 보스턴 레드삭스를 운영하는 미국계 자본(NESV)에 다시 매각되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요즘 뜨는 블랙풀과 가라앉는 리버풀을 대비해본다.

● 화끈한 공격 축구를 구사하는 블랙풀

블랙풀은 1880년대 창단되기는 했지만, 역사적으로 1부 리그에는 한 번도 승격된 적이 없었던 팀이다. 2부 리그 격인 챔피언십 2009 ∼2010시즌에서 6위로 리그를 마쳤고, 플레이오프를 거쳐 힘겹게 EPL에 입성한 팀이다.

블랙풀 이안 홀로웨이 감독은 인터뷰 때마다 “선수들이 즐기며 공격적인 플레이를 하면 팬들도 공격 축구에 매료 된다”고 말한다. 그 만큼 블랙풀은 공격 축구를 사랑하고, 몸소 실천하고 있다. 첼시의 홈에서 맞붙었을 때 0- 4로 뒤진 상황에서 수비수가 아닌, 공격수를 투입해 공격의 실마리를 찾으려고 애썼다. 이 때문에 비록 큰 점수차로 졌지만 현지 언론과 블랙풀 팬들은 이안 감독의 과감한 도전 정신에 찬사를 보냈다.

작년 8월 블랙풀은 평균 관중이 8000여 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현재는 1만7000명 관중을 불러들이고 있다. 주목할 점은 블랙풀이 올 시즌 거둔 3승 전부가 원정에서 얻었다는 것이다. 블랙번, 뉴캐슬, 리버풀 모두가 중부와 북부 잉글랜드의 거칠기로 소문난 팀인데, 이들로부터 얻은 승점이라는 게 향후 블랙풀의 행보에 낙관적인 시선을 주게끔 한다.

● 재정 위기까지 겹친 리버풀의 불운

리버풀은 자존심이 많이 구겨졌다.

이미 최악의 결과를 만들었고, 팀내 주전 공격수 토레스는 2주 이상 부상으로 뛰지 못할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A매치 데이 이후 열릴 에버턴과 리버풀 더비도 긍정적이지 못하다. 1승3무3패(승점 6)로 리그 테이블 18위까지 내려앉았다. 우승의 영광은커녕, 강등을 걱정해야하는 처지다.

재정과 경영 상태도 바닥을 친다. 2007 년부터 구단을 경영하던 톰 힉스와 질레트 공동 구단주의 악덕 경영 탓에 리버풀은 결국 또 다시 미국계 자본에 매각됐다. 시선이 고울 리 없다. 지금도 안필드를 찾으면 ‘양키들은 나가(Yanks out)’란 문구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여러모로 서로 상반되는 점들을 보여주고 있는 잉글랜드 서부 해안가의 두 클럽. 유로파 리그까지 소화해야 하는 리버풀은 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는 상황이 하루빨리 오기를 바랄 뿐이고, 블랙풀은 다이내믹한 공격 축구가 남은 레이스에서도 지속되길 희망하고 있다.

맨체스터(영국)|박영오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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