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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민물 무지개 송어 바다서 대량 양식 성공

입력 | 2010-09-17 03:00:00

수산기술사업소 고흥지소, 염도 점차 높여가며 순치




연어과 민물고기인 무지개 송어는 대표적인 냉수성 어종이다. 등쪽에 녹청색, 배쪽을 제외한 몸통에 검은 점이 흩어져 있고 산란기에 무지갯빛을 띤다. 국내 생산량은 연간 2000∼3000t에 불과해 매년 1만2000여 t을 냉동품으로 수입한다.

바닷물에서 무지개 송어 대량 양식이 성공했다. 전남도수산기술사업소 고흥지소는 최근 바닷물에서 송어와 연어류를 길들이는 양식방법에 대해 특허를 취득했다고 16일 밝혔다.

고흥지소는 2008년과 지난해 2차례 시험양식을 통해 고흥군 도양읍 앞바다에서 무지개 송어 치어 6000여 마리를 6개월 만에 1.2∼1.7kg로 키웠다. 바다 양식의 핵심은 강원도 계곡물에서 자라는 송어를 바닷물에 적응시키는 방법. 연구진은 지하 해수를 끌어 올려 염도와 수온 등을 적절히 조절한 뒤 염도를 점차 높여가며 송어를 길들이는 이른바 ‘순치(順治)’과정에 성공했다. 이 기술은 일부 민간 양식업자에게 이전됐다.

국내 어류양식은 월동 가능한 어종이 거의 없어 여름철 양식에 집중돼 태풍과 적조, 고수온, 어병(魚病) 등에 취약하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단점이 있다. 송어 바다양식은 여름철에 집중된 가두리 양식의 패턴을 휴어기(休漁期)인 겨울철에 민물고기를 키움으로써 ‘이모작’이 가능해 어가 소득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육질이 쫄깃하고 담백한 맛이 뛰어나며 아가미병 등 어병도 거의 없고 성장속도도 빠르다. 6개월 만에 최대 3.2kg까지 자라 훈제 등 가공제품으로도 쓰일 수 있다. 시험 양식된 송어는 지난해 서울 수산식품전에 출품해 양식업계와 훈제품 등 가공업체들의 큰 관심을 끌었고 대형 식품매장에 전량 납품됐다.

이용한 고흥지소장은 “바다에서도 민물고기를 키울 수 없을까 하는 발상의 전환이 이 같은 열매를 맺었다”며 “고흥지역을 송어류 가공시설 유치 등을 통해 ‘송어 산업특구’로 육성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