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 방문 카다피, 돈주고 청중동원 강연… 伊 ‘여성 모욕’ 논란
카다피는 이 가톨릭의 나라에 도착하자마자 로마 리비아 문화센터에서 이틀에 걸쳐 이슬람교 강연을 했다. 모델 대행사에서 모집한 500여 명의 젊은 여성이 강연에 참여하면서 문제가 꼬였다. 대행사는 리비아의 부탁으로 1인당 80유로를 주고 여성을 모집했다. 여성들은 단체로 버스를 타고 강연장에 도착했다. 일부 여성은 가슴이 파인 드레스에 높은 굽의 구두를 신고 있었다. 한 여성은 카다피 사진이 달린 목걸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카다피는 이들에게 “미국이나 유럽보다 리비아에서 여성이 더 존경받는다”며 “리비아인 남편을 원하면 도와주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슬람교는 마지막 종교”라며 “우리가 단 하나의 믿음을 가져야 한다면 무함마드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카다피는 여성들에게 코란을 나눠주고 “이슬람교로 개종하라”고 권했다. 이에 참석한 여성 중 3명은 즉석에서 개종했다.
리비아는 32년간 이탈리아의 식민지배(1911∼1943년)를 받았으나 지금은 이탈리아의 석유 천연가스 주요 공급국이자 투자국이다. 자존심만 내세울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파리=이종훈 특파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