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남다른 가족사랑 알고보니…
스포츠동아DB
세살 때 돌아가신 아버지·집 떠난 어머니
된장장사 할머니 손에 자란 그와 형
사무치게 그리운 혈육의 정…
그래서 홈런 더 쳐야겠심더!
하나밖에 없는 피붙이, 울 형이 낳은 첫 조카…
“이뻐 죽겠심더.”
롯데 이대호(사진)는 휴식일인 9일 아침, 눈을 뜨자마자 부산 시내 한 산후조리원을 찾았다. 전날 대전 야간경기 후 늦은 밤 집에 도착했지만 첫 조카를 보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지난해 12월 결혼한 아내와 함께 부지런히 움직였다.
○이젠 똑띠에게 선물하고 싶다
이대호는 4일 잠실 두산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기록했다. 데뷔 후 처음 밟은 30홈런 고지. 이튿날 만난 그는 하루 전 친형 커플(이차호-김미선)이 득녀한 것을 털어놓으며 “30홈런은 첫 조카인 똑띠(태명)가 내게 준 선물”이라고 했다.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본 똑띠가 너무 예쁘고 귀엽다며 마치 자신이 아이를 얻은 듯 행복해했다.
○똑띠에 대한 남다른 사랑
이대호는 똑띠의 이름을 아직 짓지 못했다며 “통도사에 계신 혜원 스님께 좋은 이름을 지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통도사는 2005년 말 그가 ‘다이어트’를 위해 50일 넘게 머물면서 인연을 맺은 곳. 이대호가 이처럼 첫 조카인 똑띠에게 남다른 사랑을 느끼는 건 피붙이에 대한 간절함이 유독 더 크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세살 때 돌아가신 그는 어머니마저 집을 나가 할머니 슬하에서 컸다. 시장에서 된장 장사를 하며 어려운 환경에서 두 손자를 뒷바라지 하시던 할머니는 그가 경남고 2학년 때 결국 세상을 떠났다. 피붙이라곤 이제 형 차호씨 뿐. 2006년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하며 돈과 명예를 얻은 뒤, 이대호는 이런 얘기를 하며 눈시울을 붉힌 적이 있다.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가장 힘들었다. 할머니에게 받은 많은 사랑을 이젠 보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할머니는 이제 세상에 안 계신다.” 그가 오프 시즌이면 잊지 않고 독거노인들을 위한 연탄배달, 목욕봉사를 하는 것도 할머니에게 못다 한 효도를 하기 위해서다.
○이승엽 넘는다
최근 가파른 홈런 페이스를 자랑하고 있는 이대호는 2003년 이승엽(56개) 이후 계보가 끊긴 한 시즌 40홈런 고지를 노리고 있다. 이대호가 9일까지 뽑은 홈런수는 101경기에서 34개. 산술적으로 계산했을 때 44개 이상 홈런이 가능하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