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변 유적지 ‘복원’이냐 ‘보호’냐
겸재 정선의 ‘임천고암’(왼쪽)의 배경이 됐던 충남 부여군 세도면 삼의당 터(오른쪽). 현재는 물에 잠기고 왼쪽 하단에 나루터 계단 (동그라미 속)만 약간 보인다. 사진 제공 충남도
충남도-정선 산수화 배경 ‘삼의당’“현재 초석만 남아… 복원을”
충남도는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조선 후기 화가인 겸재 정선(1676∼1759)의 산수화 ‘임천고암’의 배경인 부여군 삼의당(향토유적 제94호)을 복원해 달라고 최근 국토해양부와 문화체육관광부에 요청했다. 부여군 세도면 반조원리 금강변에 있는 삼의당(三宜堂)은 조선 영조시대 규장각에서 경사를 강론했던 학자 윤광안이 유배에서 풀려난 뒤 후진 양성을 위해 지은 것. 현재 8기의 초석만 남아 있다. ‘임천고암’에 나오는 나루터 계단 7개(그림 왼쪽 하단)는 2개만 물 위에 드러나 있고 나머지는 묻혀 있는 상태다. 충남도 관계자는 “주변 경관이 뛰어난 삼의당과 나루터는 복원 가치가 높다”며 “복원 뒤 인근 부여 구드래 나루터와 강경포구를 잇는 물길에 돛배를 띄우면 주변이 역사문화관광지로 부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고마나루는 백제 문주왕이 웅진(공주) 천도 시 이용했던 교통로로 660년 당나라 장군 소정방이 백제 공격을 위해 금강을 거슬러 와 주둔했던 백사장이기도 하다. 그런데 1km쯤 떨어진 곳에 금강보가 건설되면 관리수위가 현재 4.74m에서 8.75m으로 높아져 백사장 7만2000m²의 80%가량이 물에 잠긴다. 또 부여군 낙화암에서 마주 보이는 규암면 신리 왕흥사 옛터(사적 제427호)도 준설토로 뒤덮여 훼손되고 있다.
충남 환경단체-세계유산 후보지 ‘고마나루’ “금강보 건설땐 80% 수몰”
하지만 이 일대 주민들은 “사업이 마무리되면 수중보에 따른 수질 개선과 함께 자전거도로, 하천변 생태공원 조성 등으로 주민생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4대강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을 요구하고 있다.
이현우 충남도 치수방재과장은 “현재 국토해양부가 습지와 문화재 보호 등을 위한 계획을 추가로 수립하고 있는 만큼 합리적인 대책이 나올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