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철
이중에는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박주영(AS 모나코), 기성용(셀틱), 이영표(알 힐랄), 이정수(알 사드), 김보경(오이타) 등 남아공 월드컵에 나섰던 6명이 포함됐다.
그런데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나머지 6명은 해외파라고 부르기보다는 '일본파'라고 부르는 게 나을 정도로 전원이 일본 프로축구리그에서 뛰고 있는 J리거라는 것이다.
이중 곽태희와 이근호는 국내 프로축구 K리그에서 뛰다 일본으로 이적했지만, 나머지 박주호 조영철 김민우 김영권 등 20대 초반의 유망주들은 고교나 대학을 중퇴한 뒤, 혹은 중퇴하면서까지 일본으로 건너간 경우.
김영권
이처럼 한국축구의 '젊은 피'들이 일본으로 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환율 차이에 따른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전 세계 유망주들과 경쟁해야 하는 유럽리그에 비해 일본 진출이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K리그에서도 축구 유망주들은 일반인에 비해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축구팀에 입단하는 선수들은 2000~ 5000만 원의 연봉 상한제를 적용받지만, 1~3년의 계약 기간이 지나면 완전 연봉제로 전환돼 몸값을 크게 올릴 수 있는 것.
하지만 완전 연봉제를 적용받는다고 해도 신인급 선수의 경우 수 억 원을 넘는 거액을 받기는 힘든 실정. 반면 현재 환율이 1엔 당 13원대를 넘는 상황에서 일본에서는 연봉으로 2000만 엔만 받아도 원화로 환산하면 약 2억7000만원이 넘는 큰 돈을 받을 수가 있다.
김민우
경제적으로 비교적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은퇴한 축구인들 중 대부분이 일본이나 유럽 등 해외에서 한번이라고 선수로 뛴 적이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사실 드래프트제는 스카우트제의 폐해를 막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선수를 자유 경쟁으로 뽑을 때만 해도 프로축구단의 모기업들이 나서 돈 경쟁을 벌이는 바람에 대형 신인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수십억 원의 스카우트비가 뿌려지는 등 문제가 많았다. 그래서 드래프트제를 통해 선수 몸값에 상한선을 두고 계약 기간 등에도 제한을 둔 것.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