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스박사 “당시엔 인기 없었죠”
28일 오전 세계반도체물리학술대회가 열리고 있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CCD를 개발하여 지난해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조지 스미스 박사(사진)를 만났다. 스미스 박사는 “CCD의 기본 원리는 마치 ‘유레카 순간’처럼 머릿속에서 갑자기 튀어나왔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벨연구소에서 메모리를 개발하던 중 불현듯 CCD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것이다.
그는 “CCD가 공전의 히트를 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현재 CCD는 디지털카메라 확산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허블우주망원경, 케플러우주망원경 등에 탑재돼 우주의 속살을 들여다보는 데도 큰 공을 세웠다. 그는 “27일 서울 상암동 벨연구소를 방문했는데 음성인식용 통신 시스템에까지 CCD를 적용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스미스 박사는 1986년 벨연구소를 은퇴한 뒤 ‘선장’으로 제2의 삶을 살고 있다.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늘 항해를 동경해 왔다”는 그는 은퇴한 해에 길이 10m가량 되는 보트를 구입해 부인과 함께 세계 일주를 했다. ‘아포지(Apogee)’라고 이름 붙인 보트를 타고 그가 17년간 방문한 나라만 40여 개. 항해 거리로는 10만 km쯤 된다.
그는 “물리학자의 삶과 선장의 삶 모두 포기할 수 없다”면서 “(나는)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유일한 선장일 것”이라며 웃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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