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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속성장 中 제조업, 美 ‘110년 아성’ 무너뜨리나

입력 | 2010-06-23 03:00:00

“작년 1조6080억달러 생산… 美턱밑까지 추격”
내년쯤 추월 전망… 위안화 절상땐 더 빨라질듯




욱일승천의 기세로 경제성장을 거듭해온 중국이 바야흐로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가 될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 미국 경제조사전문회사 IHS글로벌인사이트가 “중국이 현재 세계 제조업 생산 1위인 미국을 2011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고 CNN머니 등 외신이 22일 전했다. 1890년대 후반 영국을 제치고 세계 제조업 왕좌에 오른 미국의 110년 치세가 막바지에 이른 것일까.

외신에 따르면 IHS글로벌인사이트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지난해 중국의 제조업 생산품 가치는 모두 1조6080억 달러로 1조7170억 달러를 기록한 미국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왔다”고 밝혔다. 이 회사 마크 킬리언 이사는 “중국 위안화 절상으로 발생할 환율효과를 고려하면 양국의 격차는 더 빨리 좁혀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중국 제조업의 매우 빠른 성장세와 미국 제조업의 퇴조 추세를 비교하면 올해 미국의 ‘1위 수성’ 전망도 아슬아슬하다”고 말했다.

IHS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중국의 제조업 생산은 연평균 14.25%의 경이적인 성장률을 보인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연평균 ―1.7% 성장에 머물렀다. IHS는 세계 금융위기가 닥치기 전인 2007년과 2008년 상반기에도 중국이 2009년에 세계 최대 제조업 국가로 등극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금융위기로 세계경제가 전반적으로 침체되면서 이 전망은 실현되지 못했다.

그러나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의 33.7%를 차지하는 중국이 GDP 대비 12.7%에 불과한 미국을 앞설 것임은 이제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나마 미국이 위안을 삼는다면 중국 제조업이 섬유, 봉제, 가전제품 등 상대적으로 값싼 제품에 의존하는 데 비해 미국은 항공, 특수산업기기, 의료·과학 장비 등 첨단제품이 주를 이룬다는 점이라고 CNN머니는 전했다.

미국제조업협회(NAM) 모린 대븐포트 홍보부사장은 이날 “중국 정부의 제조업 생산 통계는 미국이나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는 포함되지 않는 전기·가스 산업 및 광업까지 들어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반박하면서도 “미국 제조업이 세계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 물류전문 온라인주간지 서플라이체인다이제스트는 “IHS의 이번 전망으로 미국의 무역정책과 경쟁력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고 전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