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이 부르면 어디든 가서 공연”“쉽고 편안한 음악 만들자”로맨틱 콘서트-영화음악 등매달 한번 주제바꿔 공연대중과의 거리감 줄이려앙상블 대신 ‘밴드’ 표현팬 위해 악보집도 만들어
7인조 크로스오버 밴드 ‘새바’는 클래식과 재즈를 바탕으로 탱고, 록, 뉴에이지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을 연주한다. 왼쪽부터 허현주 한정희 양유진 한웅원 마도원 이수현 오재영 씨. 박영대 기자
11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홍지동 상명아트센터 대극장. 새바 멤버 7명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열리는 공연을 앞두고 리허설이 한창이었다. 청바지 차림에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마 감독은 웃는 얼굴로 멤버들에게 농담을 던져가며 지휘했다.
2004년 결성된 새바는 여러 차례 멤버 교체를 거쳐 현재 작곡·편곡과 감독을 맡은 마도원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교수를 비롯해 연주자 한정희(피아노), 허현주(멜로디언·플루트), 이수현(첼로), 한웅원(드럼), 오재영(더블베이스), 양유진(바이올린)으로 구성돼 있다. 멤버들의 연령은 20∼40대로 다양하다.
새바를 만든 마 감독은 “대중과 만나는 일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전국의 크고 작은 공연장은 물론 재즈클럽까지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가서 공연한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뮤지션이 음반을 발표한 뒤 홍보를 위해 공연을 열지만 새바는 그 반대다. 수많은 공연을 거친 뒤 그 결실을 음반으로 정리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데뷔 6년 동안 나온 정규 앨범은 2장뿐이다.
마 감독은 서울대 음대 작곡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잉글랜드음악학교(NEC)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클래식을 전공했지만 ‘클래식과 대중의 괴리’를 느끼고 고민했던 그는 박사과정을 포기하고 1991년 미국 버클리음대 재즈 전공으로 다시 학부 과정에 들어갔다. 그는 “모차르트, 베토벤, 바흐 같은 클래식 음악만 연주하기보다 대중이 쉽게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음악을 창작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음악 문화의 새벽을 열어가겠다는 의미에서 새벽을 뜻하는 우리말 ‘새바’를 밴드 이름으로 정했다.
마 감독은 인터뷰 내내 새바를 ‘밴드’라고 표현했다. “원래 ‘앙상블’이라는 고상한 단어를 썼는데 대중이 거리감을 느낄까 봐 친숙하게 ‘밴드’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팬들도 저희 음악을 쉽게 연주할 수 있도록 악보집을 8집까지 냈습니다.”
대중과 가까워지려는 노력이 결실을 봐 새바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2010년), 대구시(2009년), 경기문화재단(2007, 2008, 2010년)의 우수작품 공모사업에 선정돼 공연 지원을 받았다. 드러머 한웅원 씨(24)는 “활동 초기엔 클래식 악기들 사이에서 유독 드럼 소리가 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어려웠지만 앙상블(조화)을 중시하는 클래식과 비트를 중시하는 재즈를 두루 익혀가는 것이 즐겁다”고 말했다. 피아노를 맡은 한정희 씨(45)는 “개인적으로 주로 클래식을 해왔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느낌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힘들었지만 새바의 음악 실험을 즐거워하는 팬들을 보면 힘이 난다”고 말했다. 02-3775-388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