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스전 경계해야 할 두가지
2차례 평가전에서 기대 이하였지만 그리스는 결코 호락호락한 팀은 아니다. 강점이라 여겨진 수비라인이 의외로 약해 진정한 전력 분석을 원하던 허정무호 코칭스태프를 다소 실망시켰으나 몇 가지 부분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여줬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부분을 짚어봤다.
● 세트피스
북한전에서 터진 득점포도 모두 세트피스에서 비롯됐다. 그리스 공격의 가장 정형화된 장면이었다. 문전 오른쪽에서 전담 키커 카라구니스가 띄운 프리킥을 공격에 가담한 수비수 키르기아코스가 헤딩으로 외곽으로 떨궜고, 이를 카추라니스가 밀어 넣었다. 제공권 우위를 바탕으로 2선으로 연결할 수 있었기에 가능한 플레이.
후반 3분 나온 두 번째 골 역시 세트피스. 치올리스가 비슷한 지역에서 띄운 볼을 카리스테아스가 원바운드 된 볼을 다시 밀어 넣었다.
파라과이전에선 득점에 실패했지만 후반 니니스를 대신해 카라구니스가 투입된 이후 세트피스 장면만큼은 뛰어났다. 그리스 축구전문매체 그리스 풋볼의 안젤리스 기자는 “좀 더 날카로움과 세기를 가미하면 한국을 상대로 좋은 프리킥 공격 루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호쾌한 중거리 슛
그리스의 또 다른 특징으로 호쾌한 중거리 슛이다. 언제 어디서든 묵직한 슛을 때릴 수 있다. 최전방에 장신 공격수를 배치해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고 곧장 볼을 연결한 뒤 가끔 찾아오는 찬스를 골로 연결한다. 아쉽게도 한국에는 발끝을 떠나는 순간부터 골문 안까지 비슷한 강도를 유지하는 슛을 날릴만한 이가 드물지만 그리스에는 사마라스, 키르기아코스, 카라구니스 등이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들의 역할이 대두되는 까닭이기도 하다.
빈터투어(스위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