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야구선수와 조원희(축구선수)<동아일보 자료사진>
정근우(28·SK)와 조원희(27·수원), 김광현(22·SK)과 기성용(21·셀틱 FC), 조웅천(39·전 SK)과 설기현(31·포항).
프로야구 SK의 주전 2루수인 정근우와 프로축구 수원 삼성의 미드필더 조원희, 그리고 SK의 에이스인 김광현과 축구대표팀 주전 미드필더인 기성용.
SK에서 지난해 은퇴한 왕년의 명 투수 조웅천과 올해 국내 프로축구로 복귀한 '왼발의 달인' 설기현.
내용인 즉 정근우가 친구 아버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부산에 사는 가족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하는데 한 팬이 그를 보고 아는 척을 하더라는 것. 그러자 곁에 있던 친구 아버지가 "올림픽 때 금메달도 딴 선수"라고 한 번 더 소개했다.
그런데 식사를 끝내고 나오는데 "악수 한번 하자"며 다가 온 그 팬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축구 잘 되시죠?"
그 팬은 정근우를 당시 월드컵축구대표팀 예비 명단에 들어 있던 조원희로 착각을 한 것. 이 얘기를 들으면서 "아, 월드컵 대회가 다가오긴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근우가 누구인가.
김광현도 가끔 기성용과 닮았다는 소리를 듣고, 조웅천은 현역시절 꼬마들이 "설기현, 설기현"하면서 쫓아 다녔다고 한다.
이처럼 월드컵이나 올림픽 등 큰 국제대회가 다가오면 해당 분야 대표선수에게 관심이 쏠리게 마련이다. 만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이 곧 열릴 예정이었다면 야구국가대표인 정근우를 축구선수 조원희로 착각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묘한 점은 월드컵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도 프로야구가 열리는 경기장은 연일 관중으로 넘쳐나고 있는 반면, 정규리그가 아닌 컵대회이긴 하지만 프로축구 경기장은 썰렁하다는 것.
1982년 출범한 프로야구는 5월 30일 누적 관중 1억 명 돌파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28시즌 2개월 만에 세운 기록이다. 반면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는 지난해까지 누적 관중이 4310만 6828명에 불과했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한국축구대표팀 서포터스를 자임하지만, 프로축구장은 잘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로축구 관계자들이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점이 아닐까.
권순일 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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