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저항 줄여 슈팅-패스 안정성 높아결승전땐 금색 축구공 ‘조불라니’ 사용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용될 공인구는 ‘자불라니(JABULANI)’다. 자불라니는 남아공 11개 공용어 가운데 하나인 줄루어로 ‘축하하다’라는 뜻. 아프리카 대륙의 사상 첫 월드컵 개최와 월드컵을 열정적으로 즐길 세계 축구팬을 축하하기 위해 지어진 이름이다. 자불라니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1970년 멕시코 월드컵부터 각 대회마다 발표해 온 공인구 중 11번째. 자불라니에 11가지 컬러를 입힌 것도 11번째 월드컵 공인구라는 것과 11명으로 구성되는 축구 팀을 상징하기 위해서다.
자불라니는 첨단 과학의 결정체라는 것이 제조사 아디다스 측의 설명이다. 자불라니는 평면이 아닌 구형으로 제작된 3-D패널(panel·조각) 8개를 이어 붙여 만들었다. 이전까지는 여러 개의 평면 패널을 이어 붙여 둥글게 만들었지만 자불라니는 패널 단계에서부터 구형으로 만들면서 패널 수를 줄였다. 2006년 독일 월드컵 공인구 ‘팀 가이스트’는 패널이 14개였고 1970년 멕시코 월드컵 공인구 ‘텔스타’에는 32개의 패널이 쓰였다. 패널 수가 적을수록 이음매 부분이 줄어 완벽한 구형에 더 가까워진다. 지금의 기술로 패널 수를 8개 미만으로 줄이기는 힘들다고 한다.
32개 참가국 중 이렇게 섬세하게 만들어진 자불라니를 가장 잘 다룬 두 나라는 또 다른 공인구를 하나 더 발등에 얹어 볼 수 있다. 남아공 월드컵 결승전에서는 자불라니가 아닌 ‘조불라니(JO’BULANI)’가 쓰인다. 조불라니는 결승전만을 위해 따로 만든 공으로 결승전 개최 도시인 요하네스버그(Johannesburg)의 ‘Jo’와 자불라니(JABULANI)의 ‘BULANI’를 합쳐 만든 이름이다. 조불라니는 금의 도시로 유명한 요하네스버그를 상징하기 위해 금색을 메인 컬러로 사용했다. 월드컵 결승전만을 위해 별도로 제작된 ‘파이널 매치볼’은 2006년 독일 월드컵에서 ‘팀 가이스트 베를린’이 처음 쓰였고 조불라니가 두 번째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