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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김포~연천 DMZ 트레킹코스 ‘평화누리길’ 8일 오픈

입력 | 2010-05-07 03:00:00

철책따라 182km… 눈이 부셔 더 가슴아픈 풍광들
남측 접경 가로질러 12개 코스
코스당 평균 거리 약 15km
생태-유적-관광지와 연계




경기 김포시에서 연천군까지 비무장지대(DMZ) 남쪽 접경지역을 가로지르는 총길이 182.3km의 트레킹코스가 8일 개장한다. ‘평화누리길’로 이름 붙여진 트레킹코스는 비무장지대를 따라서 조성된 기존 논밭길이나 강둑, 오솔길 등으로 연결됐다. 지역별로 김포시 3개 코스(38.4km), 고양시 2개 코스(25.4km), 파주시 4개 코스(56.3km), 연천군 3개 코스(62.2km) 등 모두 12개 코스로 이뤄졌다. 코스 길이는 짧게는 8km에서 길게는 21.8km이다. 코스당 평균 거리는 약 15km다. 보통 체력의 성인은 걸어서 4∼5시간 정도면 1개 코스를 주파할 수 있다.

○ 곳곳에 볼거리 풍성

12개 코스마다 제각기 독특한 풍경과 볼거리가 있다. 강과 바다, 산과 들판이 교차하면서 곳곳에 안보와 생태를 주제로 한 유적지나 관광지가 양념처럼 곁들여져 있다.

김포시의 유일한 포구인 대명항에서 출발하는 김포 1코스는 철책선이 설치된 군부대 순찰로를 따라 간다. 덕포진을 지나고 조선 숙종 20년(1694년)에 세워진 문수산성에 도착한다. 2코스에서는 고려와 조선시대 나루터였던 조강포와 애기봉을 지나간다.

고양시 코스는 행주산성에서 시작된다. 권율 장군의 사당인 충장사와 행주대첩비, 기념관이 있고 주변에 소문난 맛집들이 많다. 산책하기 좋은 곳에 단골로 꼽히는 일산 호수공원을 거쳐 킨텍스와 출판도시에 이르면 고양시 2개 코스가 끝난다.

파주지역에는 가장 많은 4개 코스가 개발돼 볼거리도 풍성하다. 통일동산과 경기도영어마을, 헤이리마을, 황희 선생(1363∼1452)이 여생을 보냈던 반구정(伴鷗亭), 오두산에 세워진 통일전망대 등지다.

고려시대 왕과 공신들의 위패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숭의전 터를 중심으로 연천 1, 2코스가 나뉜다. 이어 서울과 원산을 오가던 경원선 중단점인 신탄리역에 다다르면 연천 3코스이자 평화누리길 전체 구간이 끝난다. 분단의 아픔을 상징하는 ‘철마는 달리고 싶다’ 표지판이 이곳에 서 있다.

○ 자연훼손 최소화

트레킹코스는 경기도와 4개 시군, 그리고 민간단체가 함께 개발했다. 참여기관들은 사람의 손길을 최대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지역민이나 등산객이 이용하던 기존 길을 최대한 활용하고 각종 안내표시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휴식 공간 등 편의시설도 이미 설치된 시설을 보수하거나 늘리는 수준에서 마무리하기로 했다.

대신 동호회나 인터넷 카페 ‘경기도 걷는 길’(cafe.daum.net/ggtrail)을 통해 지도와 사진 등 코스 자료를 충분히 제공하기로 했다. 또 트레킹 전문가나 동호회원을 지킴이로 선정해 코스 관리 등을 맡길 예정이다. 이미 인터넷 카페에 가입한 회원이 800여 명에 이를 정도로 DMZ 트레킹코스는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개장식은 8일 오전 경의선 임진강역 광장에서 열린다. 참석자들은 이곳에서 화석정(花石亭)까지 이르는 파주 3코스 구간을 걷는다. 개장식과 걷기 행사에는 원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한배수 경기도 제2청 특별대책지역과장은 “수도권 주민들이 가깝게 이용할 수 있도록 DMZ를 테마로 한 트레킹코스를 개발했다”며 “안내표시 설치 등 아직 끝나지 않은 작업은 개장 후 빠른 시일 안에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