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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우리 대학 스타/대전대 한의대 윤창열 - 김용진 교수

입력 | 2010-03-19 03:00:00

한의학 정신찾아 中의학유적 탐방




대전대 한의대 윤창열 교수(앞 테이블 오른쪽)와 김용진 교수(왼쪽)가 최근 대전 유성구 리베리호텔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 제공 대전대

“2004년 7월 13일. 우리를 태운 차가 위하를 건너 고릉에 진입하자 ‘중화민족성지 천하제일릉 황제릉(皇帝陵)’이라는 간판이 나타난다. 한의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황제내경(皇帝內經·중국 최고의 의학서)’에 관심이 많지만 황제내경과 황제는 관련이 없다.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이나 ‘황제내경’은 한나라 때 완성됐지만 책의 권위를 높이기 위해 붙인 이름….”

최근 발간된 ‘중국 역사유적 의학유적 탐방기’(362쪽·주민출판사) 가운데 중국 산시(陝西) 성 황링(黃陵) 현의 황제릉을 탐방하는 대목이다. 저자는 한의학 원전 분야 대가인 대전대 한의대 윤창열 교수(53)와 그의 1호 박사 제자인 김용진 교수(47).

매년 대학원생들과 답사여행
유적탐방기 최근 책으로 출간


“그동안 국내에 중국 여행기나 탐방기는 많았지만 의학유적 탐방기는 처음이 아닌가 해요. 중국 의학 창시자들에 대해 공부해온 입장에서 정말 흥분되고 가슴 설레는 여정이었죠.”

윤 교수는 1993년 중국 선양(瀋陽)의 랴오닝(遼寧)중의학원에서 교환교수로 있을 때 중국의 전설적인 명의와 의서 저자들의 유적이 현존한다는 사실을 알고 답사 여행을 계획했다. 대학원생들에게 한의학 정신을 알려줄 수 있는 좋은 현장 공부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1999년 그 꿈이 이뤄져 두 교수와 대학원생들의 답사 여행은 매년 한 차례씩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윤 교수는 여행 때마다 유적과 관련한 문헌과 정보를 꼼꼼히 정리해 나눠준다. 김 교수는 “이번 탐방기는 윤 교수님의 답사 안내 책자의 결실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학교에서 ‘못 말리는 선비’로 통한다. 강의시간 외에는 시내 도서관에서 밤 12시 가까이 공부한다. 시내 도서관이 문을 안 여는 월요일에는 대학 도서관으로 향한다. 그런 공부 열정은 ‘본초문답’, ‘내경지요’, ‘북한의 고려의학 연구’ 등 20여 권의 저술과 번역, 공저로 나타났다. 자신의 독보적인 분야인 의철학(醫哲學) 저서도 펴냈다.

윤 교수는 “한의학은 임상의학이기도 하지만 마음공부이기 때문에 정신과 얼이 중요한데 정례 탐방 덕분에 한의학 정신과 역사에 대한 제자들의 안목이 크게 높아져 기쁘다”며 “국내엔 의학 유적이 허준 선생의 구암공원 정도밖에 없어 아쉽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