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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승진 부상 KCC, 존슨이 있었네

입력 | 2010-03-12 03:00:00

승부 가른 2쿼터 11점 포함 30득점… 실책으로 자멸한 삼성에 6강 PO 1차전 완승




KCC의 마스코트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방패 ‘이지스’다. 신 중의 신으로 불리는 제우스가 그의 딸 아테나에게 준 것으로 번개도 뚫지 못하는 견고함을 가졌다고 한다. 삼성은 번개가 칠 때 나는 소리를 뜻하는 ‘썬더스(천둥)’가 팀의 상징이다. 삼성의 마스코트 썬더맨은 머리에 번개 모양의 뿔 두 개를 달고 있다.

팀의 상징에서 풍기듯 두 팀은 2007∼2008시즌부터 3년 연속 포스트시즌에서 맞닥뜨린 맞수다. KCC가 11일 홈인 전주에서 열린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0득점을 올린 아이반 존슨의 맹활약을 앞세워 삼성에 92-83으로 승리했다. 5판 3선승제로 치러지는 6강 플레이오프에서 첫 판을 먼저 따낸 KCC는 4강 진출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역대 26차례의 6강 플레이오프에서 첫 판을 이기고도 4강에 오르지 못한 경우는 한 번뿐이다.

올스타전에서 종아리 부상을 당한 하승진이 제대로 뛰지 못했어도 디펜딩 챔피언 KCC는 강했다. 삼성의 외곽포을 제대로 막지 못해 1쿼터를 24-28로 뒤진 채 마친 KCC는 2쿼터 들어 존슨의 골밑 공격과 속공이 살아나면서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KCC는 2쿼터 시작과 함께 추승균의 자유투와 테렌스 레더의 2점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존슨이 삼성 골밑을 휘저으면서 2쿼터 7분경 10점 차 이상으로 점수를 벌렸다. 존슨은 2쿼터에만 11점을 쏟아 부으며 분위기를 돌려놓는 데 앞장섰다. 부상 이후 약 40일 만에 경기에 나선 하승진은 9분 39초를 뛰는 동안 4득점에 그쳤다. 하승진은 “부상 전 몸 상태의 50%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삼성은 ‘번개돌이’ 강혁이 1쿼터에서만 3점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는 활약으로 초반 분위기를 잡아 이지스를 뚫는 듯했으나 고질적인 턴오버에 또 발목을 잡혔다.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평균 14개의 턴오버로 10개 팀 중 실책이 가장 많았던 삼성은 2쿼터 중반 실책을 연발하면서 내리 16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삼성은 3쿼터 초반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승부를 뒤집지는 못했다. 2쿼터부터 경기에 나선 삼성 이상민은 자신이 갖고 있는 포스트시즌 최다 출장 기록을 88경기로 늘렸다. 2차전은 13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전주=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