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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라산 영실지역 케이블카 부적절”

입력 | 2010-03-08 03:00:00

TF팀 “환경훼손 우려”
제주도, 노선 변경 검토




한라산 영실등산로 주변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제주도는 ‘한라산 로프웨이(케이블카) 타당성 검토 태스크포스(TF·위원장 정대연 제주대 교수)’가 최근 영실노선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생태 및 경관에 부정적 영향이 크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7일 밝혔다.

이 TF는 호주 스카이레일사가 2000년 제시한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 보고서를 놓고 환경, 사회, 경제 등 3개 분야에 걸쳐 7개월 동안 분석 작업을 해왔다. 이들은 당시 최적 노선으로 제시된 영실지역을 집중 검토한 결과 케이블카 시작부와 종점부의 환경 훼손이 심각할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케이블카가 지나거나 종점부에 해당하는 해발 1600∼1700m 일대 ‘선작지왓’(돌이 널려있는 들판)에 자생하는 털진달래, 산철쭉 군락을 비롯해 제주달구지풀, 두메대극, 구름떡쑥 등 300여 종의 희귀 고산식물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 또 곡선으로 이어진 오름과 계곡 등 주변경관과의 부조화도 우려된다고 밝혔다.

사회 분과는 수익성을 목적으로 케이블카를 설치하기보다는 자연생태적 가치와 공공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경제 분과는 케이블카 운영 수익과 환경 파괴로 인한 손실에 대한 비교 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타당성 여부를 결론짓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제주도는 영실노선에 대해 사실상 케이블카 설치 불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환경, 경관의 피해가 미미한 지역을 대상으로 케이블카 설치 타당성 용역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양보 제주도 환경정책과장은 “TF 의견을 존중해 최종 방침을 정한다”며 “케이블카 설치사업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노선 변경 등의 후속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한라산 케이블카는 1973년부터 30여 년 동안 제주도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거나 새로운 관광자원 필요성이 거론될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했다. 2000년 호주 스카이레일사는 용역보고서에서 탐방객 증가에 따른 훼손 방지 등을 위해 한라산 영실매표소 동쪽(해발 600m)∼윗세오름(해발 1700m) 3.46km 구간에 케이블카 설치를 제안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