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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수첩] “실력 있는데 운이 안따라…” 설기현의 추억

입력 | 2010-03-07 16:41:45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울버햄프턴의 2009~2010 프리미어리그 29라운드가 열린 울버햄프턴의 몰리뉴 스타디움. 그곳에는 5년간의 잉글랜드 생활을 청산하고 K리그로 돌아간 설기현의 발자취가 고스란히 묻어나왔다.

벨기에 명문 안더레흐트에서 프리미어리거의 꿈을 안고 2004년 당시 잉글랜드 2부 리그 클럽이던 울버햄프턴으로 이적한 설기현은 2006년까지 2년 간 몰리뉴를 누볐다.

이적 초반 연일 맹활약을 보이며 팀 통산 7000호 골을 터트리는 기록까지 세웠던 그였지만 기복이 심한 모습을 보이며 벤치에서 시간을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팀의 프리미어리그 승격까지 좌절되는 아픔도 겪었다.

2년이란 짧은 시간이었지만 울버햄프턴 팬들은 대부분 설기현을 기억했다. 10대 시절부터 54년 동안 울버햄프턴의 팬으로 지낸 이안 스미스(68)는 “설기현이 훌륭한 울브스 선수였다. 하지만 벤치를 지킨 시간이 많았고, 울브스를 빨리 떠난 감이 있다”고 아쉬움을 표현했다.

로저 펠허스트(62)는 설기현과의 특별한 인연을 털어놨다. “나에게는 참 친근한 선수였다. 조카 캐런과 매우 친했다. 설기현의 가족과 캐런의 가족은 서로 집까지 방문할 만큼 친한 사이였다. 참 좋은 사람이었고, 좋은 선수였는데 그가 팀을 떠났을 때 많이 아쉬웠다.”

설기현을 기억하는 것은 현지 언론도 마찬가지다.

20년간 울버햄튼을 취재한 지역지 익스프레스 앤 스타(Express and Star)의 팀 내쉬 기자는 “기술이 뛰어났고 미드필더와 윙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선수였다. 팀에 완벽히 녹아들지 못해서 울버햄프턴에서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는 없다. 가진 기술과 능력에 비해 운이 별로 없었다. 그의 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자기만의 역할을 찾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은 7일(한국시간) 설기현의 발자취가 녹아 있는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원정에서 후반 28분 루이스 나니와 교체 투입돼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팀의 1-0 승리에 일조했다.

울버햄프턴(영국) | 전지혜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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