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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Leader]“라면… 분유… 스낵… 두유… ‘한국의 맛’에 홀딱 반했어요”

입력 | 2010-03-04 03:00:00


올 中매출 36% ↑… 유럽 - 미주 - 동남아 진출 눈앞

 


전 세계 70여 개국에 라면, 스낵 등을 수출하는 농심은 2015년 매출 예상액 4조 원 중 1조 원을 해외에서 창출한다는 목표로 글로벌 판매전략 강화에 나섰다. 이를 위해 동북아, 미주, 동남아, 유럽 등 4개 글로벌 권역에서 판매체계 구축과 생산거점 확대를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 농심은 베트남과 러시아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해 동남아와 유럽 시장 판매 교두보를 확보했다. 지난해 해외 수출은 2008년 대비 25.1% 성장했고 해외사업 매출목표도 3억 달러나 초과 달성했다. ‘글로벌 농심’으로 성장한다는 전략 아래 올해 해외사업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20% 증가한 3억6000만 달러로 높여 잡았다.

○ 중국 시장이 글로벌 농심 거점

농심의 글로벌 경영 핵심은 중국 시장이다. 농심은 1996년 중국 상하이에 최첨단 라면공장을 설립한 데 이어 1998년 칭다오, 2000년 선양에 공장을 세워 중국과 아시아 시장에 공급할 제품의 일괄 생산체제를 마련했다. 2008년 9월에는 상하이공장을 확대 이전해 16종의 제품을 연간 4억 개 이상 생산 가능한 ‘금산공장’을 준공했다. 지난해 대중국사업 매출은 전년 대비 20% 증가한 7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2010년 매출 목표는 지난해보다 35.7% 상승한 9500만 달러다.

신라면 브랜드 파워 강화를 위한 다양한 마케팅도 펼치고 있다. ‘만리장성에 와보지 않은 자는 대장부가 아니다’는 마오쩌뚱의 말을 인용해 ‘매운 맛을 먹지 못하면 사나이 대장부가 아니다(吃不了辣味非好漢)’는 광고 문안을 고안했다. 재중동포가 많고 식문화가 한국과 비슷한 중국 동북3성을 중심으로 이 TV광고를 방영한 결과 매출신장률이 28%에 달했다.

○ 동부 연안에서 신흥도시로 유통망 확대

중국인이 바둑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1999년부터 11년째 농심 신라면배 바둑대회를 열고 있다. 신라면 브랜드 노출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2008년 6월부터 상하이공항 도심도로에 2010년 상하이 엑스포 축하 메시지를 담은 신라면 옥외 광고판도 설치 운영 중이다. 현지 식품연구소에서 중국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을 신제품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중국 시장 내 유통망 확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중국 라면보다 2, 3배 비싼 프리미엄 브랜드인 신라면의 특성상 경제력이 높은 동부 연안도시를 거점으로 삼아 영파, 무석, 무한 등 내륙의 신흥도시로 유통망을 넓히고 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중동지역 아기 5명 중 1명이 매일맘마 먹고 무럭무럭

 


올해로 창사 41주년을 맞는 매일유업은 1981년 해외 수출을 시작해 현재 세계 20여 개국에 분유와 음료, 치즈, 두유 등 23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지난해 수출실적 1700만 달러를 달성해 국내 유(乳)업계 1위를 기록했다. 올해는 중동, 중국, 동남아를 중심으로 2000만 달러 이상의 수출을 기대하다.

○ 중동 아기 5명 중 1명은 매일맘마 먹는다

매일유업의 수출 시장에서 가장 비중이 높은 지역은 중동. 중동 아기 5명 중 1명은 분유 ‘매일맘마’를 먹고 자란다. 1981년 중동에 첫 수출을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독자 판매망을 갖추지 못해 무역상을 통해 ‘ABS-50’이라는 브랜드의 조제분유를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했다. 하지만 3년 만에 철수를 해야 했다. 자사 브랜드가 아니면 적극적 마케팅을 기대하기 힘들고, 수출기반도 다질 수 없다는 교훈을 얻은 것도 이때다.

매일유업은 1987년 다시 ‘매일맘마’라는 자체 브랜드로 사우디 시장을 노크해 성공을 거둔다. 이후 인근 UAE, 이집트, 요르단, 예멘, 시리아 등지로 판매망을 넓혀갔다. 시장진입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 브랜드로 시장을 공략하는 방법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시장 접근 노하우를 쌓았다.

○ 멜라민 파동 중국시장 본격 공략

최근 몇 년간 매일유업은 중국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8년 중국의 분유 멜라민 파동은 중국 소비자가 매일유업 제품의 품질에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멜라민 홍역을 치른 중국시장에서 품질력을 인정받으면서 수출이 전년 대비 배 이상으로 늘었다. 멜라민 파동 당시 문제의 중국 분유 제품이 전량 리콜되면서 현지 대형마트의 분유 코너에서 매일유업이 그 빈자리를 꿰차기 시작했다.

그 결과 주당 3000캔 수준이었던 대중 수출량은 현재 7000캔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 번 먹이면 쉽게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지 않는 분유의 특성상 대 중국 분유 수출은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는 요구르트 ‘엔요’의 수출도 시작했다. 배송에 어려움이 많은 냉장제품이지만 품질의 우수성을 앞세워 중국 소비자에게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현재 엔요는 칭다오, 옌타이 등지의 20여 개 대형마트에 입점했다. 중국 내 엔요 배달사원도 200여 명에 달한다. 2010년 매일유업은 중국에서만 400만∼500만 달러 이상의 수출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정렬 기자 passion@donga.com

용기라면의 지존, 러 넘어 몽골 - 동남아 시장 공략

 



한국야쿠르트는 수출 효자 상품인 용기라면 ‘도시락’을 앞세워 올해에는 러시아 시장을 넘어 몽골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도 판매를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도시락은 러시아 전체 라면시장의 40%, 용기라면 시장의 60%를 장악하고 있다. 한국어를 전공한 러시아 청년들 사이에서는 취업 희망 1순위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1991년 시작된 한국야쿠르트의 도시락라면 수출은 부산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선원들이 맛을 보게 되면서 우연처럼 시작됐다. 선원들을 통해 알려지기 시작한 도시락라면은 수요가 계속 늘기 시작해 1997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현지 사업소를 처음으로 개설하게 됐다. 사업소 개설 첫 해 판매량은 전년 대비 600% 증가. 러시아 지역에서 도시락라면은 매년 두 자릿수 이상의 판매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2005년에는 모스크바 인근 라멘스코예 시에 ‘코야’ 라면공장을 세웠다. 9만9174m²(약 3만 평) 터에 설립된 이 공장은 준공 당시 4개 생산라인에서 한 해 생산할 수 있는 제품량이 3억5000만 개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모두 7개 라인에서 연간 약 7억 개를 만들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러시아 지역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몽골 지역의 판매 증대에 나섰다. 회사 측은 “2007년 몽골 지역 매출이 88만 달러(약 13억 원)에서 2008년에는 151만 달러로 배 가까이 늘었다”고 밝혔다. 2009년을 기준으로 한국에서 몽골로 수출되는 전체 라면 중 70%는 한국야쿠르트 제품이다. 러시아 외에도 한국야쿠르트 도시락은 2003년 리비아, 나이지리아 등지에 진출한 이후 현재 미국, 호주, 영국 등 34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2009년 처음으로 진출한 미얀마에서는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했다. 동남아시아를 휩쓸고 있는 ‘한류’에 힘입어 미얀마에 20만 개의 ‘일품짜장면’을 처음으로 수출했고, 현지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일품짜장면’과 함께 ‘팔도비빔면’, ‘왕뚜껑’ 등 한국에서 매출 상위를 점유하고 있는 제품들도 미얀마에서 선전을 펼치며 매출이 계속 늘고 있다. 김희서 한국야쿠르트 해외영업팀장은 “기존의 수출 지역인 러시아와 북미 지역 외에 장기적 성장이 가능한 수출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몽골과 동남아시아 시장 개척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며 “‘제2의 러시아 시장’ 창출을 목표로 신규 해외시장 개척을 꾸준히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한국야쿠르트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셈이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