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훈. 스포츠동아 DB
초등학교 시절 그에게는 3장의 선택권이 있었다. 태권도, 수영, 야구. 그가 마지막에 손에 쥔 카드는 야구다. 그리고 명문구단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 카드를 선택했다고 해도 그의 뛰어난 운동신경과 스타성은 빛을 발했을 것이다.
‘스타는 비단 한 가지 재능만 타고나지 않았다’는 사실을 파헤치는(?) 크로스오버의 세 번째 주인공은 두산 투수 임태훈(22·사진)이다.
임태훈이 처음 접한 스포츠는 태권도였다. ‘다섯, 여섯 살 때 하얀 도복을 입고 열심히 발차기 하던 개구쟁이.’ 그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다. “잘한 건 아니고 동네에서 싸움 좀 했다”는 농담으로 얼버무리려 했지만 ‘태권도 신동’이라고 불릴 만큼 출중한 실력의 소유자였다. 태권도 관장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2년만 열심히 연습해서 올림픽에 출전하자”고 그를 설득했을 정도. 프로구단의 지명을 받자 관장은 결국 회유를 포기했지만 임태훈의 자질은 그만큼 뛰어났다.
임태훈은 왜 야구선수가 됐냐는 말에도 “야구가 가장 재미있었다”고 한치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글러브를 끼고 운동장을 누비는 게 마냥 즐거웠던 초등학교 3학년생의 야구인생은 그렇게 시작됐고 여전히 진행중이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