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진료 봉사단체 ‘비전 케어’, 에티오피아 등 참전용사 대상 아프리카 14國서 이동병원 운영
지난해 11월 비전케어 관계자들과 국내 의료진이 에티오피아에서 무료 안과 수술을 하고 있다. 올해 5월부터는 6·25전쟁 참전 용사 등을 대상으로 아프리카 14개국에서 이동 진료 봉사를 할 예정이다. 사진 제공 비전케어
국제사회의 당당한 일원이었던 에티오피아는 1974년부터 몰락의 길을 걸었다. 17년 동안 집권한 공산 독재정권이 국민을 굶주림 속으로 몰아넣은 것. 한반도 공산화를 막아내며 영웅으로 떠올랐던 참전용사들도 서서히 잊혀졌다.
이들이 잃은 건 명예만이 아니다. 대부분 80세를 넘긴 고령인 데다 극빈층으로 전락해 백내장 등을 앓으며 시력도 잃어가고 있다. 신광철 에티오피아 한국전참전용사후원회 사무국장(58)은 “많은 사람이 앞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시력이 좋지 않지만 진료조차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 한국전참전용사협회에 따르면 생존자, 남편과 사별한 여성, 자녀 등 등록 회원 2850가구 중 1571가구는 소득이 거의 없고, 나머지도 월 30달러 이하의 열악한 생활을 하고 있다. 참전용사들이 수도 아디스아바바 인근에 모여 개척한 ‘코리안 빌리지’의 빛이 꺼지고 있는 셈이다.
참전용사를 포함해 눈 질환을 앓는 아프리카인 2만2200여 명을 치료할 계획이다. 상태가 심각한 2590명에게는 수술도 해주기로 했다. 5∼12월에는 에티오피아, 케냐 등 동부 아프리카 7개국, 내년 1∼6월에는 남부아프리카 7개국을 누빈다. 이들의 대장정은 2011년 6월 레소토에서 끝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참전용사와 가족만을 위한 진료실도 운영한다.
비전케어 기획팀 이호영 씨(31·여)는 “백내장은 간단한 수술로 완치할 수 있지만 아프리카에서는 매년 발생하는 환자 60만 명 중 10%만 수술을 받고 있다”며 “우리가 받은 은혜를 참전용사들과 가족에게 보답하기기 위한 활동인 만큼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02-319-2050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