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SK는 시즌 개막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하지만 각각 6위와 7위로 중하위권에 처져 있다. 삼성 안준호 감독은 부실한 골밑을, SK 김진 감독은 주전들의 줄부상을 부진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27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두 팀의 경기에서는 희비가 확연히 엇갈렸다.
“골밑이 살아야 팀이 산다”고 하던 안 감독의 바람대로 삼성은 테렌스 레더와 귀화 혼혈 선수 이승준의 골밑 장악을 앞세워 SK에 88-59의 완승을 거뒀다. 일찌감치 승부가 갈렸다. 삼성은 1쿼터부터 레더와 이승준의 골밑 득점으로 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2쿼터에서 이미 16점 차까지 점수를 벌렸다. 레더는 양 팀 최다인 22득점과 8리바운드, 이승준은 19득점과 8리바운드로 활약했다. 9승(7패)째를 거둔 안 감독은 “골밑을 장악하니 확실히 경기가 쉽게 풀렸다”며 흐뭇해했다.
반면 방성윤과 김민수가 부상으로 제 활약을 못하고 있는 SK는 이날 주전 가드 주희정마저 발목을 다쳐 김 감독의 시름을 더욱 깊게 했다. 주희정은 3쿼터 1분20초경 상대 골밑을 파고들다 왼 발목을 삐는 부상으로 벤치로 물러났다. 사마키 워커가 20득점 10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의 활약을 했지만 팀의 핵심인 주희정이 빠진 SK는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29점 차로 완패해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29점 차 패배는 올 시즌 최다 점수 차 패배. 주전 가드가 빠지면서 패스가 삐걱거린 SK는 24개의 실책을 남발하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것도 올 시즌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이 나온 실책이다. 가로채기를 19개나 당한 SK로서는 도저히 이기기 힘든 경기였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