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생들 각료-의원 대거 진출
자민당 정권 땐 끈 없어 찬밥
일본 가나가와 현 지가사키에 있는 마쓰시타정경숙 입교생들이 조회를 하는 모습. 이들은 매일 아침마다 마쓰시타정경숙의 창립 이념이 담긴 ‘5가지 맹세’를 합창한다. 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마쓰시타정경숙이 일본 정권교체와 맞물려 인재의 요람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19일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현재 하토야마 내각에서 대신, 부대신, 정무관 등 이른바 정무 3역으로 활동하는 각료는 모두 8명에 이른다. 8·30 총선에서 당선된 중의원도 초선 의원 8명을 포함해 31명이나 된다.
이들은 매월 25만 엔(입교 첫해는 20만 엔)의 연수비와 연 100만∼150만 엔의 활동자금을 받는다. 해마다 200명에 이르는 정치 지망생이 지원하지만 논문과 면접을 거쳐 한 해 뽑히는 연수생은 5∼1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마쓰시타정경숙은 이번 정권교체 전까지만 해도 국가 지도자를 배출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자민당 장기 집권하에서는 일단 자민당 공천을 받아야 했는데 졸업생 대부분이 지연이나 혈연, 학연이 부족한 정치 지망생이어서 공천을 받기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동안 자민당 공천을 받아왔던 사람은 관료나 의원을 부모로 둔 배경이 든든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마쓰시타정경숙 출신 중의원 31명 중 민주당 의원이 26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곳 졸업생인 민주당의 한 초선의원은 “정경숙이 정치인이 될 수 있는 통로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했지만 정치적 기반이 없는 보통 사람들이 자민당 공천 없이 정계에 진출하기는 힘들었다”고 말했다.
마쓰시타정경숙 출신 의원들은 끈끈한 동료애를 갖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들이 정치적으로 세력화할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이 신문은 내다봤다. 졸업자들의 정치적 성향이 보수에서 진보에 이르기까지 워낙 다양해 정치적 구심점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도쿄=김창원 특파원 chang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