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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프오르간 연주 장소 드물어 1년에 한번 공연”

입력 | 2009-04-20 02:57:00

사진 제공 스테이지원


김희성 교수 21일 독주회

파이프오르간 연주자 김희성 이화여대 교수(48·사진)는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여는 독주회를 앞두고 매일 새벽에 음대 공연장으로 향한다. 학생들이 공연장에서 수업을 하기 전에 연습을 마치기 위해서다.

“파이프오르간은 건물에 설치된 악기여서 집에선 연습을 할 수 없어요. 음대에 있는 오르간은 세종문화회관 오르간의 3분의 1 정도 크기지만 같은 회사 제품이어서 느낌이 비슷해요. 건반이 모자라는 부분은 허공에서 쳐야 하지만요.”

파이프오르간은 대부분 교회나 성당에 있어 국내 전문 공연장은 세종문화회관 영산아트홀 등 3곳에 불과하다. 김 교수는 “연주할 곳이 거의 없어 1년에 한 번 공연한다”고 말했다.

“파이프오르간은 악기를 조율하는 데 시간을 쏟아야 합니다. 온도와 습도에 민감한 8098개의 파이프를 일일이 만져 원하는 음을 내는 일이 복잡하기 때문이죠.”

김 교수는 이번 독주회에서 무소륵스키의 피아노 독주곡 ‘전람회의 그림’을 오르간용으로 편곡한 작품을 비롯해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d단조’, 비올라의 ‘소나티나 f단조’, 프랑크의 ‘판타지 C장조’를 연주한다.

“두드리거나 마찰을 일으켜야 하는 악기들과 달리 파이프오르간은 바람을 받아들여 소리를 만들어 냅니다. 파이프오르간이 빚어내는 웅장한 울림은 마음을 평안하게 다독여 주지요.”

김 교수는 연주회 수익금을 백혈병 환자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02-780-5054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