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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에도 봄은 오는가

입력 | 2009-04-20 02:57:00

두 면을 통유리로 처리해 조망권을 살린 ‘더 샵 하버뷰Ⅱ’ 196㎡ 거실. 사진 제공 포스코건설

올 초 입주를 시작한 ‘더 샵 퍼스트월드’. 동아일보 자료 사진


인천 송도국제도시 1년5개월만에 아파트 분양 재개

올 초 입주 아파트 프리미엄

6000만원까지 떨어졌다 1억 회복

이달 말 분양 ‘더 샵 하버뷰Ⅱ’

실수요-투자자들 눈길 쏠려

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에서 1년 5개월 만에 아파트 분양이 재개된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말 D-15블록에서 공급하는 ‘더 샵 하버뷰Ⅱ’ 548채가 그 대상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하나인 송도국제도시는 1월 수도권정비계획법 시행령 개정안을 통해 수도권 과밀억제권역에서 성장관리권역으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의 3∼5년에서 1∼3년으로 줄었고 양도소득세도 향후 5년간 100% 면제된다. 이러한 정책 호재들이 경기 침체로 얼어붙은 분양시장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칠지 이번 분양 성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2월부터 거래 늘어 넘치던 급매물 바닥

16일 송도국제도시. 올 초 입주를 시작한 ‘더 샵 퍼스트월드’의 지상 64층 높이 타워형 4개 동(棟)과 지상 66층까지 올라가는 ‘동북아 트레이드타워’의 웅장한 모습이 달라진 송도의 위상을 과시하는 듯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달리 ‘속사정’이 좋지만은 않다. 경기 침체로 외국자본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국제학교의 개교가 두 차례나 연기되고 국제병원 개원도 올 12월에서 2012년으로 늦춰졌다. 동북아 트레이드타워는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당초 투자하기로 약속했던 1억5000만 달러 가운데 1700만 달러만 투자한 상태다.

이에 따라 2005년 분양 당시 최고 207 대 1의 높은 청약 경쟁률을 보였던 더 샵 퍼스트월드는 한때 5억 원까지 치솟았던 프리미엄이 지난해 말 6000만 원까지 떨어졌다.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급하게 내놓은 매물이 늘어난 때문이었다.

그러나 2월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거래가 조금씩 성사됐고 웃돈도 1억 원 선을 회복했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1월 더 샵 퍼스트월드 입주가 시작되면서 매수심리가 형성돼 급매물은 거의 바닥났다”고 말했다. 현재 더 샵 퍼스트월드 139m²는 5억5500만 원, 185m²는 11억 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인근 아파트도 올해 들어 가격이 조금씩 오르는 양상을 보인다. 2005년 입주한 ‘풍림아이원’ 110m²는 지난해 12월보다 3000만 원 정도 오른 4억6000만 원에, ‘현대아이파크’ 135m²는 같은 기간 5000만 원 정도 올라 7억5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 더 샵 하버뷰Ⅱ, 26%가 중소형

포스코건설의 더 샵 하버뷰Ⅱ는 지하 2층, 지상 14∼38층 8개 동으로 공급면적은 110∼200m²로 다양하다.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많은 전용면적 85m² 이하(공급면적 110∼113m²)가 144채로 전체 물량의 26%를 차지한다. 더 샵 하버뷰Ⅱ는 포스코건설이 2007년 분양한 ‘더 샵 하버뷰Ⅰ’ 등에 비해 단순함을 살린 점이 특징이다. 이전의 화려한 인테리어 대신 원목을 많이 사용해 전반적으로 모던하고 깨끗한 느낌이 든다. 실외기가 필요 없는 수랭식 에어컨과 쓰레기 자동이동장치 등을 배치해 편의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띄었다. 공급면적 113m²는 거실과 부엌을 개방해 실제 크기보다 집이 넓어 보인다. 119m²는 판상형 구조의 특징을 살려 3개 면은 외부를 볼 수 있는 개방형으로 지었다. 151m²는 각 세대의 공간을 분리해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도록 했다.

국제학교 예정지 옆이라 학군은 좋지만 중앙공원과 붙어있는 지상 40층 이상의 앞쪽 주상복합 아파트들로 인해 중앙공원 조망이 막혀 입지는 떨어진다. 이 때문에 분양 성패는 분양가가 얼마나 낮게 책정되느냐에 달려 있다는 전망이 많다. 2007년 분양 물량의 평균 분양가는 3.3m²당 868만∼1600만 원 선이었다. 현재 송도동 일대 아파트 시세는 3.3m²당 1566만 원 선.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경기침체 등을 감안해 3.3m²당 평균 분양가를 1200만 원 선에서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동산114 김규정 부장은 “전용면적 85m² 이하는 계약 이후 3년간 전매가 불가능해 단기 투자 차익을 노린다면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침체로 청약가점은 이전보다 다소 낮은 50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인천=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