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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저널로그] 인디밴드 ‘검정치마’ 리더 조휴일

입력 | 2009-04-18 07:26:00


‘인디’ 뉴요커, 뜬금없는 음악…홍대 ‘검정치마’ 바람 거셌네

‘홍대 앞에서 음악하는 사람’(일명 인디씬)이라면 경쟁자들의 전력을 비교적 소상히 파악한다. 어떤 음악을 해왔고 어느 정도 내공을 갖고 있는지 말이다. 그런 점에서 그룹 검정치마의 리더 조휴일(26)은 조금은 뜬금없고 어찌 보면 이질적인 존재다.

지난해 연말, 촌스러운 밴드 이름과 ‘201’이라는 낯선 앨범으로 그는 인디음반 판매 1위와 평론가들이 선정한 ‘올해의 신인 뮤지션’ 1위에 꼽힐 정도로 돌풍을 일으켰다.

“사실 2007년에 처음 음악을 들고 왔는데 박대당했어요. 한 번도 무대로 안 불러주기에 홍대 앞 리어카에서 앨범을 팔다가 다시 미국으로 돌아갔죠.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미국 10개주를 횡단하면서 친구들과 제작한 노래가 바로 이번 1집이에요.”

그는 인디씬에서 보기 드문 뉴요커다. 어린 시절 미국에 이민간 그는 펑크록에 빠졌던 ‘록 키드’였다. 2004년 뉴욕에서 3인조 펑크 그룹을 시도했지만 특이(?)하게도 한국의 1세대 펑크 음악(노브레인, 크라잉넛 등)을 동경해 화려한 귀향을 꿈꾸기 시작했다. 검정치마의 특징은 코스모폴리탄적 무국적성이다. 리더인 조휴일이 보컬부터 기타와 작사 및 작곡을 담당하고 서울에서 합류한 류영(베이스), 정경용(드럼), 사샤 로우(키보드), 임형준(기타) 등 5명이 참여하고 있다.

“인디라서 고생이요? 경제적인 부담은 크지만 그건 전 세계 젊은이들의 고민이겠죠. 좋아서 하는 일인데 즐겨야죠. 대신 우리 드럼은 내년에 의사가 될 거고 베이스는 회계사, 키보드는 미국에서 대학을 다닐 거예요. 그러고 보니 저만 직업을 가질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전업 뮤지션이군요.”(조휴일)

재미교포인 보컬과 한국인 뮤지션들, 그리고 미국인 사샤(23)는 서강대에 어학연수를 왔다가 급작스럽게 합류한 케이스다. 멤버의 다종다양함은 이들의 음악을 한 마디로 규정하기 힘든 이유이기도 하다.

“가장 힘든 일이라면 역시 곡이 쉽게 안 써지는 거겠죠(웃음). 두 번째는 홍대 앞의 비싼 물가가 아닐까요?”

검정치마라는 독특한 작명은 조씨의 작품. 이 낯선 그룹에 대한 한국 인디 마니아들의 반응은 뜨겁다. 1집 ‘201’은 이미 4000장이 판매돼 돈을 주고도 구하기 힘들 정도고 3월에 열린 단독 공연도 검정치마를 연호하는 관객들로 매진됐을 정도였다.

2집 준비를 위해 곧 미국으로 돌아간다는 그가 어떤 음악을 들고 다시 한국 팬들을 찾을지 궁금해진다.

인터뷰=안진홍 개소문닷컴대표·정리= 정호재 동아일보 기자 demi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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