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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200만 불법체류자 합법적 지위 보장 추진

입력 | 2009-04-10 02:55:00


오바마, 법개정 착수… 새 이민은 제한하기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불법체류자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이민법 개혁작업에 착수한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보도했다. 세실리아 무노스 백악관 부보좌관은 “이민 문제에 관한 정책개혁의 골자는 새로운 이민은 통제하는 대신 현재 체류하고 있는 불법 이민자 관리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5월경 이 같은 이민개혁 구상을 공식 발표하고 올여름 공화당, 민주당 의원들과 다양한 이민 단체들로 구성된 실무진을 꾸려 이르면 가을까지 법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운동 당시 당선되면 불법 이민자 문제를 우선적으로 해결하겠다고 약속해 히스패닉 유권자로부터 큰 지지를 받은 바 있다.

이 법안의 중심 내용은 현재 1200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불법 이민자들에게 합법적 지위를 마련해주는 한편 새로운 이민은 제한한다는 것. 불법 이민자들이 자진 신고할 경우 벌금이나 제재 등의 처분을 받은 뒤 체류를 합법화하고 추가적인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국경 경비를 강화하며 불법 이민자를 고용한 업주를 처벌하고 노동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근로자들이 합법 체류자인지 아닌지를 곧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할 예정이다.

수많은 미국인이 경기침체에 따른 실업으로 고통 받는 상황에서 불법 이민자들을 합법화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반대 의견도 거세다. 건강보험 개혁과 이민법 개정 등 극심한 사회갈등이 예상되는 개혁 과제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은 오바마 행정부의 국정 장악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