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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지통]6억대 가로챈 할아버지 도박단

입력 | 2009-04-08 02:58:00


노래방 등서 가짜 도박판

여주인 환심산뒤 돈 빌려

지난해 12월 10일 오후 2시경 울산 남구의 모 노래방에서 할아버지 10여 명이 여주인 김모 씨(48)에게 “임차료를 줄 테니 화투 칠 장소를 제공해 달라”며 접근했다.

이어 일행 중 이모 씨(75)가 여주인 김 씨에게 수표 환전 수수료로 환전액의 10% 정도를 주며 환심을 샀고 일행들과 함께 3일간 비슷한 시간대에 노래방에서 1시간 정도씩 화투를 치며 김 씨에게 현금을 조달하도록 유인했다. 이 씨는 매일 돈을 딴 뒤 김 씨에게 현금을 주고 다시 수표를 되찾아가는 일을 되풀이했다.

4일째 되는 날. 이 씨는 “오늘은 수표를 찾아오지 않았다”며 여주인 김 씨로부터 현금 2000만 원을 빌린 뒤 공범들에게 돈을 고의로 잃어 주고는 공범들이 먼저 도주하도록 했다. 마지막 남은 이 씨는 김 씨에게 “비서가 인근 은행에서 내 도장을 기다리고 있으니 도장을 갖다 주고 찾은 돈을 받아오라”고 심부름을 시키고는 그대로 달아났다.

울산남부경찰서는 7일 울산과 서울 등지의 노래방과 음식점 등에서 가짜 도박판을 벌인 뒤 주로 여주인에게 빌린 도박자금 수억 원을 가로챈 이 씨 등 일당 17명을 적발해 14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45∼80세로 1명(72)은 수사가 진행되던 중 노환으로 숨졌다.

이들은 가짜 도박판을 벌이는 수법으로 2004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전국 16곳에서 6억5000만 원을 가로챈 것으로 드러났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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