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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A선택 2008 D-4]오바마 캠프 한국계 참모들

입력 | 2008-10-31 02:58:00


유진 강 일정 책임 ‘그림자 수행’

벳시 김 아시아계 홍보 진두지휘

라이언 김-김동석씨

선거 운동 적극 참여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의 캠프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핵심 참모로 뛰고 있다.

그중 유진 강(24) 씨는 오바마 후보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해도 무방한 젊은이다. 오바마 후보의 일정을 책임지고 있는 강 씨는 ‘정치참모(Political Assistant)’로서 후보를 항상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2007년 1월 연방선거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강 씨는 오바마 후보가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만든 후보출마준비위원회의 ‘정치’ 분과 14명 중 한 명으로 올라 있다. 이 위원회의 매니저는 현재 선거운동 총책인 데이비드 플로페 씨로 당시 멤버들이 대부분 현재 캠프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

강 씨는 미시간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5년 미시간 주 앤아버 시의원 선거에 도전해 ‘학생후보’로 돌풍을 일으켰으나 고배를 마셨다. 오바마 후보의 아시아 및 태평양계 미국인을 위한 웹사이트도 그가 제작했다.

시카고에 있는 선거 총본부의 아시아계 미국인 담당 부책임자인 벳시 김 씨 역시 초창기부터 적극 관여하면서 상근간부 자리에 올랐다. 한국계 2세로 30대 초반의 여성인 벳시 김 씨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홍보 전략을 지휘하고 있다.

이들 유급 간부 외에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주 등 3개 주의 오바마 후보 지지 아시아계 미국인 모임의 회장인 라이언 김(김대용·32) 씨는 자원봉사자 출신으로 캠프 핵심 인맥에 접근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민을 와 뉴욕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라이언 김 씨는 일본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2007년 봄 코리 부커 뉴어크 시장 등 젊은 정치인들이 주도한 ‘오바마를 위한 뉴저지’ 모임에 참여했다. 은행을 그만둔 뒤 지난해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해 뛰었고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의 도움을 받아 오바마 후보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오바마 후보의 하버드대 법대 동기이며 그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계 테레스 양 변호사와 친분이 깊다.

군위안부 결의안 당시 풀뿌리 운동 조직화의 주역인 김 소장은 유권자 운동 차원에서 오바마 후보를 돕고 있다.

뉴저지 주에서 5번째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인 에디슨 시의 준 최(37) 시장, 샘 윤(38) 보스턴 시의원 등도 적극적으로 오바마 후보 지지 활동을 벌여 온 한국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오바마진영 ‘北 외교대표부’ 조기설치 추진”

국가안보전략硏 연구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진영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과 북-미 간 ‘외교대표부(Diplomatic Mission)’ 조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30일 전했다.

외교대표부는 연락사무소보다 1단계 높은 공관이다.

조 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9월 24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보좌관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만난 오바마 캠프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 정책팀장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조 위원에 따르면 자누지 팀장은 “행정부 차원에서 북-미 간 외교대표부를 설치해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먼저 시작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핵 폐기 문제를 촉진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초청이 있으면 언제라도 최고위급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후보의 보좌관 출신인 자누지 팀장은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재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조 위원은 “오바마 캠프의 대북 접근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다른 점은 외교대표부 설치 등 북한 내 외교적 거점을 먼저 확보한 뒤 비핵화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오바마 진영의 대북 플랜을 북한 측이 수용할 경우 북-미 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