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강 일정 책임 ‘그림자 수행’
벳시 김 아시아계 홍보 진두지휘
라이언 김-김동석씨
선거 운동 적극 참여▼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이 유력한 버락 오바마 민주당 대선 후보의 캠프에는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한국계 미국인들이 핵심 참모로 뛰고 있다.
그중 유진 강(24) 씨는 오바마 후보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분류해도 무방한 젊은이다. 오바마 후보의 일정을 책임지고 있는 강 씨는 ‘정치참모(Political Assistant)’로서 후보를 항상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일 동아일보가 입수한 2007년 1월 연방선거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강 씨는 오바마 후보가 시카고에 본부를 두고 만든 후보출마준비위원회의 ‘정치’ 분과 14명 중 한 명으로 올라 있다. 이 위원회의 매니저는 현재 선거운동 총책인 데이비드 플로페 씨로 당시 멤버들이 대부분 현재 캠프 핵심을 구성하고 있다.
강 씨는 미시간대 3학년에 재학 중이던 2005년 미시간 주 앤아버 시의원 선거에 도전해 ‘학생후보’로 돌풍을 일으켰으나 고배를 마셨다. 오바마 후보의 아시아 및 태평양계 미국인을 위한 웹사이트도 그가 제작했다.
시카고에 있는 선거 총본부의 아시아계 미국인 담당 부책임자인 벳시 김 씨 역시 초창기부터 적극 관여하면서 상근간부 자리에 올랐다. 한국계 2세로 30대 초반의 여성인 벳시 김 씨는 아시아계 미국인을 상대로 한 홍보 전략을 지휘하고 있다.
이들 유급 간부 외에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주 등 3개 주의 오바마 후보 지지 아시아계 미국인 모임의 회장인 라이언 김(김대용·32) 씨는 자원봉사자 출신으로 캠프 핵심 인맥에 접근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이민을 와 뉴욕대에서 정치학 석사학위를 받은 라이언 김 씨는 일본계 은행에서 근무하다 2007년 봄 코리 부커 뉴어크 시장 등 젊은 정치인들이 주도한 ‘오바마를 위한 뉴저지’ 모임에 참여했다. 은행을 그만둔 뒤 지난해 일본군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위해 뛰었고 뉴욕뉴저지한인유권자센터 김동석 소장의 도움을 받아 오바마 후보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오바마 후보의 하버드대 법대 동기이며 그가 당선될 경우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계 테레스 양 변호사와 친분이 깊다.
군위안부 결의안 당시 풀뿌리 운동 조직화의 주역인 김 소장은 유권자 운동 차원에서 오바마 후보를 돕고 있다.
뉴저지 주에서 5번째 규모의 지방자치단체인 에디슨 시의 준 최(37) 시장, 샘 윤(38) 보스턴 시의원 등도 적극적으로 오바마 후보 지지 활동을 벌여 온 한국계 정치인으로 꼽힌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오바마진영 ‘北 외교대표부’ 조기설치 추진”
국가안보전략硏 연구위원▼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 진영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북한과의 본격적인 협상과 북-미 간 ‘외교대표부(Diplomatic Mission)’ 조기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소 연구위원이 30일 전했다.
외교대표부는 연락사무소보다 1단계 높은 공관이다.
조 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9월 24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보좌관들을 면담하는 과정에서 만난 오바마 캠프의 프랭크 자누지 한반도 정책팀장에게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조 위원에 따르면 자누지 팀장은 “행정부 차원에서 북-미 간 외교대표부를 설치해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먼저 시작하고 이를 통해 북한의 핵 폐기 문제를 촉진하고 관리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북한의 초청이 있으면 언제라도 최고위급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부통령후보의 보좌관 출신인 자누지 팀장은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재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와 같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다.
조 위원은 “오바마 캠프의 대북 접근이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다른 점은 외교대표부 설치 등 북한 내 외교적 거점을 먼저 확보한 뒤 비핵화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오바마 진영의 대북 플랜을 북한 측이 수용할 경우 북-미 관계가 급진전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