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직한 대회 때마다 ‘신화’를 창조하고, 중요한 승부처에서는 ‘매직’을 부리는 거스 히딩크 감독은 누가 뭐래도 진정한 승부사다. 98월드컵 4강, 2002월드컵 4강, 2005UEFA 챔스리그 4강, 2006월드컵 16강…. 특히 히딩크는 국가와 팀을 가리지 않고 변방의 팀들을 정상권으로 끌어올리는 놀라운 수완을 보여왔다.
그런 히딩크가 이번에는 러시아를 이끌고 자신의 조국 네덜란드와 연장 접전 끝에 3-1로 승리, 유로 2008 4강에 올랐다. 러시아는 구 소련 시절인 1988년 이후 20년 만에 준결승에 진출했다.
○조국 마저 기적의 희생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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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체력+전술+정보=히딩크 매직의 원천
‘히딩크 매직’의 원천은 자신감과 정신력, 전술, 정보를 꼽을 수 있다. 심리전으로 무장된 히딩크는 선수들을 장악, 자신감을 확고히 심어줬고 체계적이고 꾸준한 훈련을 통해 체력을 완성했다. 히딩크는 스타에 의존하는 대신 강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을 조련했고, 신구 멤버들을 고루 활용해 효율적인 리빌딩을 이끌었다. 국내파 위주의 기용도 이런 연유에서였다.
또한, 러시아의 강한 체력도 놀랄 따름이다. 2002년 당시, 한국 선수들에게 “기술은 있지만 체력이 좋지 않다”는 말로 오랜 통념을 깨뜨린 뒤 강인한 체력으로 4강 기적을 만든 것처럼 러시아도 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탁월한 전술과 정보 수집, 분석 능력도 히딩크 축구의 특징. 그는 모국의 전력을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러시아는 예선 내내 맹위를 떨친 반 더 바르트, 스네이더 등 상대 주력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차단해 공격 루트를 봉쇄했다. 상대의 전술에 맞받아칠 작전을 구사할 줄 아는 감독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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