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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방송위-정통부도 ‘방송통신 시장 개혁’ 준비

입력 | 2008-03-13 03:07:00


“방송 기능-역할 원점서 재검토”

소유규제 완화 등 인수위 보고

새 정부 방송 및 통신정책의 기본적 방향을 담은 방송통신위원회의 업무현황 보고 초안이 12일 동아일보의 단독 보도로 공개되면서 방송계 및 통신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본보 12일자 A1·3면 참조

▶“공영방송 사회적 기대 못미쳐…”

▶“공영 - 민영 방송구조와 경영현황 적정성 재검토”


특히 방통위가 “공영방송이 합당한 역할과 책임을 다하지 못해 사회적 기대에 부합하지 못하는 현실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면서 강도 높은 방송개혁을 예고하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방통위는 기존 방송사의 반발 등을 의식해 “이번에 공개된 자료는 실무적으로 검토 보완해 온 자료로 아직 초대 방통위원장 후보자에게 보고하지 않은 자료”라며 곤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정부 10년 동안 편향된 좌파 이념과 폭력성 선정성 등으로 적잖은 논란을 빚었던 공영방송의 개혁과 방송통신의 규제완화 필요성은 지난해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현 정부가 공식 출범하기 전부터 관련 부처 안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인수위 보고에도 방송 개혁 필요성 언급

동아일보가 12일 추가로 입수한 옛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 내용에 따르면 방통위가 설립되기 전부터 방송통신 시장 개혁 논의가 진행돼 왔다.

방송위는 올해 1월 인수위에 “기존 신문 방송 시장의 엄격한 겸영 및 소유 규제를 완화하고, 외부 전문가 중심의 자문기구인 미래방송특별연구위원회를 통해 공영 및 민영 방송의 기능과 역할 조정 등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미래지향적인 방향을 제시하겠다”고 보고했다.

정통부도 1월 인수위에 보고한 ‘방송통신 규제개편 추진계획-방송통신 자유화 정책’에서 방송통신 시장의 자유경쟁구도 확립을 위해 강도 높은 규제완화 방안을 제시했다.

정통부는 “현행 방송사의 지분제한 제도는 공공성에 치우쳐 방송의 경제성이나 효율성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며 “방송시장의 폐쇄적, 독립적 구조를 철폐하고 공정경쟁을 촉진해 방송시장의 효율성 및 이용자 후생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KBS는 수신료 외에 광고수입 기반이 혼합돼 본래의 취지인 공공성이 의문시된다”면서 “KBS1TV를 수신료 기반 공영방송 체제로 강화하는 대신 광고수입 기반인 KBS2TV를 별도 회사로 분리해 민영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MBC에 대해서는 “MBC는 광고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실질적인 상업방송이지만 경영 상황 악화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비중을 높이는 공기업적 조직 운영을 하고 있다”며 ‘단계적 민영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 자율경쟁으로 공익성과 효율성 동시 추구

방통위 당국자는 “기술발전으로 방송 통신 미디어(신문) 등 매체 간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있다. 매체 겸영과 탈규제는 세계 추세”라며 새 정부 방송통신 정책의 배경을 설명했다.

공영 민영 방송 재정립의 키를 쥔 미래방송특별연구위 김우룡 위원장은 “공영방송의 난립은 정권에 대한 ‘해바라기성 보도’ 등 오히려 공영방송의 본질을 해칠 우려가 크다”며 “KBS1, KBS2의 분리 및 MBC의 단계적 민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수신료 인상 등을 허용하되, 나머지 부문에 대해서는 과거 공공성에만 무게 중심을 둬 엄격한 소유 및 겸영 제한을 둔 방송시장의 규제를 풀어 미디어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것이다.

통신분야의 사전 규제 철폐와 지배적 사업자의 기득권 해소 정책도 방송 통신 사업자 간 진입 장벽을 없애 시장의 경쟁을 키우는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김용석 기자 nex@donga.com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