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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문화 쟁점]영화계

입력 | 2008-01-09 03:01:00


《2008년 영화계의 핫이슈 중 하나는 영화 관람료 인상 문제다. 지난해 내내 논란이 됐던 영화 관람료 인상 문제는 급기야 영화인회의와 한국영화제작가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성명서를 내 “현재의 요금으로는 도저히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없다”고 주장하기에 이르렀다.

영화인들은 또 DVD 등 부가시장의 정상화를 위해 불법 다운로드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정부는 불법 다운로드 업체들에 대해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을 강화하고 있지만, 영화인들은 “피해에 비하면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말한다.》

이슈 충무로 “관람료 인상을” 관객 “제작비 상승부담 전가”

해법 불법복제 막아 부가시장부터 키워야

○ 영화 관람료 올려야 하나

영화인들이 인상을 주장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5년간(2002∼2006년) 물가는 11.4% 오른 데 비해 같은 기간 영화 관람료는 3.9% 올랐다는 점, 대부분의 영화가 이익은커녕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하는 현실(지난해 111편의 개봉 영화 중 손익분기점을 넘은 영화는 6편)인데도 제작비가 계속 올라간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관객들은 제작비 상승에 따른 부담을 관객에게 떠넘긴다며 반발해 관람료 인상 논란이 가속화하고 있다.

영화인회의 이춘연 이사장은 “영화인들도 잘못한 부분은 반성하면서 제작비를 낮추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100만 명이나 200만 명이 들어도 손해를 보는 불합리한 시장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수년간 올리지 못한 관람료를 올려야 한다는 점을 관객들에게 호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외국과 비교할 때 다양한 할인을 감안한 2006년 한국의 영화 관람료는 평균 6.5달러(약 6100원)이며 일본 11.26달러, 영국 8.45달러, 미국 6.6달러로 한국은 조사 대상 44개국 가운데 22위라고 밝혔다(다국적 회계법인 PWC의 자료 인용).

영화계에선 1만 원은 ‘희망사항’일 뿐 현실적으로 1000원 정도의 인상이 적절하다고 보고 시장에서 영향력 있는 멀티플렉스가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극장 요금은 법적으로 극장이 자율적으로 정하도록 돼 있다. 극장들이 한꺼번에 관람료를 인상하면 가격 담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게 되기 때문에 누군가가 먼저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멀티플렉스들은 내심 인상을 바라면서도 “우리가 먼저 나서진 않을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제작이나 배급 쪽과는 달리 관객과 직접 대면하는 극장들은 관객들의 반발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멀티플렉스 CGV의 이상규 홍보팀장은 “(우리 처지에서는) 될 영화만 되는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비롯해 관객 감소나 불매운동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하대 영화학과 조희문 교수는 “카드 할인 폐지와 주말 프라임 타임 차등 요금 등으로 극장들은 이미 적절하게 요금을 조정하고 있다”며 “지금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게 문제가 아니라 관객이 안 드는 게 문제이며 (요금 인상보다) 한국 영화에 대한 관객의 지지를 넓히는 것이 시급한 일”이라고 말했다.

○ 영화 불법 다운로드 더 규제해야

영화인들은 관람료 인상보다 극장(80%), DVD 등 부가시장 수입(15%), 해외 수입(5%)으로 이뤄지는 기존 수익 구조를 개선하는 게 근본적인 해결책이라고 말한다. 영진위는 셋의 비율이 60 대 20 대 20이 돼야 수익률을 예측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요즘처럼 극장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영화 제작은 극장 흥행에 다걸기(올인) 하는 ‘도박’과 다름없다는 것.

영화인들은 부가시장 정상화를 위해 불법 복제를 막고, 해외 판권을 진흥시킬 대책을 기대하고 있다.

영화제작가협회에 따르면 2005년 영화 불법 복제로 인한 피해는 극장 및 비디오·DVD 부문을 포함한 전체 매출액 1조4773억 원의 19.1%에 이르는 2816억 원이다.

문화관광부는 최근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31개 온라인 업체 등에 210만∼2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이꽃님 영화제작가협회 팀장은 “뒤늦게나마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불법 복제 파일 거래로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P2P 업체들에 2500만 원 정도의 과태료는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말했다. 차승재 영화제작가협회장은 “불법 복제는 한국 영화 산업의 존폐를 결정할 만큼 심각하다”며 “정부에 처벌 규정 강화를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영화 수출 진흥을 위해 글로벌 프로젝트도 지속적으로 시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 김보연 팀장은 “해외 매출의 비중을 늘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작품 중심 세일즈에서 벗어나 기획 단계부터의 합작 시도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