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폴리탄의 나라’ 스위스에 극우 색채가 짙어지고 있다.
21일 실시된 스위스 연방의원 총선거에서 극우파인 스위스국민당은 인종주의 선거운동에 따른 국내외 비판에도 불구하고 약진했다. 반면 중도좌파인 사민당은 참패했다.
스위스국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29%의 득표율을 올려 제1당의 지위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이 득표율은 2003년 총선 당시의 26.7%에 비해 2.3%포인트 상승한 것. 제2당인 사민당은 19.5%의 득표율을 얻는 데 그쳐 2003년 선거에 비해 3.8%포인트 줄어들었다.
크리스토프 블로허 연방 법무장관이 이끄는 스위스국민당은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추방을 촉구한다며 ‘세 마리의 흰 양이 검은 양을 발로 걷어차 몰아내는’ 모습을 그린 인종차별적 선거 벽보를 내거는가 하면 주요 도시 내의 이슬람사원 건립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해 논란을 빚었다
이 같은 선거운동은 스위스 국내외에서 강력한 비난을 받았다. 베른 제네바 로잔 등지에서는 스위스국민당에 항의하는 폭력 시위가 발생해 스위스의 정치적 안정이 위기를 맞고 있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한편 녹색당은 기후 변화에 대한 우려에 힘입어 4년 전보다 2.2%포인트 높은 9.6%의 득표율을 얻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